동생이 태어날 거야
동생이 태어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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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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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 14번째 이야기

아이가 육감적으로 동생이 몇 주후면 태어나는걸 알고 있는 걸까? 최근 들어 부쩍 어리광도 많이 부리고 고집도 심하게 피운다. 몇 개월 전만해도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동생이 태어나면 아이가 느끼는 질투심의 정도가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을 때의 몇 백 배라고 하니 정말 엄청난 것 같다. 양육에 대한 부담과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맞벌이 부부 대부분이 그렇듯, 우리 부부 역시 둘째를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성장해서 형제자매의 존재를 보면 삶이 힘들 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돼있었다. 이에 인생의 친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둘째를 갖았다. 그런데 부모의 바람과 상관없이 태어남과 동시에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떤 아이들은 동생이 태어나면 시기 질투를 넘어 ‘틱 장애’까지 오기도 한다.

너무 이른 시기에 동생의 존재를 알리면 아이가 기다리다 지친 다해서 되도록 동생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인들이 엄마의 임신소식을 알려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됐다. 상진이는 동생의 존재에 대해 아직까지는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고 동생의 존재를 책으로 알 수 있도록 읽어주었다. 그리고 동생이 태어나면 상진이처럼 말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걷지도 못하고 누워서 울기만 하니까 도와줘야한다고 알려줬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듯하다. 아빠를 따라서 태담을 한다고 ‘달이야 안녕’하고 인사도 하고 보육시설에서는 엄마뱃속에 여동생이 있다고 자랑까지 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인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막상 태어나면 어떤 방응을 보일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동생이 태어난 후에도 엄마와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너는 언제나 나의 첫 번째 사랑’이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난 아이가 동생이 태어나면서 느끼는 질투가 성장통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사실 좌절감을 조금 맛보는 것 역시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에 나 역시 조건 없는 사랑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의 유년시절을 보더라도 부모가 성적 등 여러 조건으로 사랑을 나누는 느낌을 받을 때 힘들었다.
게다가 상진이가 4살배기 어린아이로 배려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친조카는 동생과 4살터울이라 그랬는지 동생을 너무 예뻐했고 솔직히 바보스러울 정도로 희생하는 부분도 많았다.
나중에는 어른들이 너무 동생에 대한 양보를 주입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몇 일전 아이가 블록으로 집을 지어서 거기 누구누구 사냐고 물어보니까 상진이, 엄마, 아빠, 동생 이렇게 산다고 한다.

“상진아 이제 동생이 태어날 거야, 우리 그 집에서 알콩달콩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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