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獨善)' 그리고 '무통(無通)'과 '소통(疏通)'
'독선(獨善)' 그리고 '무통(無通)'과 '소통(疏通)'
  • 윤승갑
  • 승인 2013.07.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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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기신(獨善其身)’. 자기 혼자만 옳다고 말하고 행동 하는 사람을 말한다.
대부분 정성껏 검토하는 과정도 없이, 중대한 문제에 속단(速斷)을 내리고 자기 말만 옳다고 행동하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말이다.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고 자기의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소신이 뚜렷한 인물로 자처하는 사람들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독선(獨善)’이다.

그래서 독선적인 사람들은 함부로 단정하고 확언한다. 남의 사정을 고려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헤아리려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독선은 상생의 마음도, 배려도 없는 사회를 만드는 원흉이 될 수 있다. 남의 주장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소통 없는 사회를 만들게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약자를 비롯한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공직자나 정치인 등 이른바 권력자라 불리는 이들이 사고의 깊이를 갖고 경계의 선을 그어야할 것임에 분명하다.

안타깝게도 최근(지난 11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고위공직자에게서 이런 모습이 비춰져 서천군 비인면 남당리 주민들의 화를 치밀게 했다. 서천~보령 국도21호선(비인면 남당리 구간 300m) 확장공사 설계 주민설명회 자리에서다.

이 구간은 지상 8m까지 남당리 마을 위로 복토를 통해 도로를 확장한다는 설계가 마련된 상태다. 이런 설계에 대해 주민들은 “기존 설계대로 도로공사가 마무리될 경우 사통팔달 막힌 곳에서 하늘만 바라보고 살아야할 상황이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해왔던 터다.

주민들의 설계변경 요구는 지난해부터 서천군 및 지역 국회의원 등 관계요로를 통해 적극 표출된 상황이다. 자명해진 불편함을 호소하기 위한 당연한 발로이다. 복안으로 도로공사 설계를 복토가 아닌 교량설계로 변경해 주길 원했다.

더나가 이번 설명회에서는 교량설계가 불가할 경우 주민들이 통행할 도로 암거(통로박스) 5곳을 설치해주길 요구했다.

하지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기존 설계를 변경할 수 없으며, 암거 역시 2곳 이상의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사실상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기존 설계변경 불가 통보만 있었을 뿐이다. 무대책이 대책이었던 셈이다.

이런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설계변경 불가입장 배경은 예산과 법적문제 때문이다. 교량설계로 변경할 경우 예산이 80~150억원 가량 더 소요된다는 것이다. 5곳의 암거 설계는 법적문제를 들어 2곳 이상 설치가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불편함을 덜어 주리라 기대감이 컸던 주민들의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실감 속에 주민들의 화가 더욱 치밀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고스란히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답답함,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기분 나쁨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곱씹을 만 하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고위공직자의 무성의한 태도와 독선적인 모습이 화근이다. 설명회 내내 주민을 가벼이 여기는 듯한 발언과 기관의 입장만,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니 화가 치밀 수밖에 없었다.

자기주장만 있고, 주민들의 주장은 받아들이려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가 문제였다. 주민을 업신여기는 듯한 언행은 고성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했다. 국민을 위한 공복이 아닌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의 모습처럼 말이다.

2005년 및 2009년 당시 주민설명회 및 관련자료 요구에 대응하는 자세부터가 그렇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이 고위공직자는 ‘법적인 정당한 절차를 거쳐라’는 법적지침을 앞세워 마치 주민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인상의 뻣뻣한 언행으로 일관했다.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어려움과 예산확보 상황의 이해를 요구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관의 민원 대처 방법까지 의심스럽다.

이러니 서천~보령 국도21호선(비인면 남당리 구간) 확장공사를 추진하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불신도 덩달아 쌓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공사는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고, 결국 주민들에게는 불편으로, 서천군은 낙후 지속으로, 국가적으로는 행정력과 예산낭비 요인으로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독선기신’에 병들어 국민의 말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고위공직자가 결국 이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미륵을 넘어뜨리는 것은 바로 태양도, 비바람도 아닌 미력한 들쥐라는 우리나라 민담이 있다. 바로 ‘국민의 작은 힘이 거대한 미륵을 넘어뜨리는 힘’이라는 것을 자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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