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광 "소통이 미래. 한사람의 변화는 서천을 변화시킨다"
유승광 "소통이 미래. 한사람의 변화는 서천을 변화시킨다"
  • 윤승갑
  • 승인 2013.09.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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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교직생활 퇴임...주민 의식변화-교육 통해 군민이 만족하는 서천 만들기 기여하고파

특정한 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온 이들을 일컬어 ‘외길인생’라고 한다.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분모는 아우라다. 아우라는 숱한 시간 자기조련 끝에 얻는 결정체다. 땀은 짤수록, 보내온 시간은 길수록 농도가 짙다. 이들이 걸어온 발자취는 그래서 역사가 된다.
역사는 미래다. 시대정신이 고스란히 담긴다. 살아온 모습 속에서 살아갈 모습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의 산물이다.
24년 동안 교단에서 교사란 이름으로, 또 서천지역 향토사를 연구한 향토사학자로서 두 길을 걸어온 유승광(51, 역사교육 박사) 전 충남조선공업고 수석교사. 교사로서는 학교교육과 지역교육에 땀 흘리는 교육자로, 향토사학자로서는 원형을 유지하되 역사에 머무르지 않고, 서천의 혼과 색깔을 학생과 주민에게 입히고 이를 알리기 위해 불살라 왔다. 그런 유 박사는 지난달 29일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행복했던 24년이란 시간을 ‘인생 1막’의 역사로 남겼다. 지난 2일 ‘지역과 더불어 인생 2막’을 살기 위해 교단에 서는 행복을 뒤로한 유승광 전 교사를 만났다. -편집자 주-

교사 퇴임 평안한 마음, 짧지 않은 교사생활 ‘만족’
퇴임은 서천 희망 찾기 위해 ‘새 출근’ 하는 것...주민들 만나며 인생 2막 희망 찾기 나서

(뉴스스토리=서천)윤승갑기자=“윤 기자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만남에서 악수를 청하며 유 전 교사가 건넨 말이다. 맞잡은 손에서 이전 느끼지 못한 기운이 타고 올라왔다. 잔뜩 꾸미고 나간 무도회장에서 나보다 더 멋스럽게 꾸민 또 다른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기운처럼 말이다.

이 기운은 뭘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지역과 더불어 인생 2막’을 열고 싶은 그의 강한 기운이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유 전 교사는 서천지역 향토역사를 연구한 전문가다. 교단에서 그리고 전국에 서천역사와 서천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의 소중한 인재(人才)다.

그런 유 전 교사는 지난달 29일 교단을 떠났다. 교사로서의 삶을 떠나 서천주민으로, 주민과 소통하며 서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갈 또 다른 인생설계를 위한 결단이다. 학교란 사회의 축소판을 벗어나 서천사회라는 본바탕에 꿈을 심고 미래를 열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교사로서의 24년을 뒤돌아보면 뭉클함 자체다. “24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교단에 선 다는 것,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이었다”는 말로 24년 교직활동에 대한 감동을 회고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후회나 미련은 없다.

이른 교직 퇴임에 대한 지인들의 걱정도 있다. 유 전 교사는 되레 너무나 평안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보다 새롭게 시작할 삶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다.

▲ 유승광 박사
퇴임 이후부터 달라진 게 있다. 바로 ‘출근’이다. 학교로 출근하지 않는 그는 요즘 자신의 스승과 제자 만나기 위해 아침부터 출근 한다. 퇴임하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다.

유 전 교사는 “은사님과 제자, 지역 어르신을 만나러 나서는 출근은 새로운 인생을 위한 재충전”이라고 설명한다. 초.중.고 때 만난 스승은 그에게도 인생의 길잡이다. 퇴임이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려는 지금도 같은 존재다.

“교단을 떠난 은사님들은 이후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보다 더 좋은 것인지, 또 지역사회는 어떤 것이 좋은 것인가를 묻고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일도 이 때문입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가르침을 주기 위해 노력한 교사였다”고 자부하는 만큼 제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인생 2막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유 전 교사는 “내가 가르친 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그 가르침이 에너지가 돼서 삶이 만족스러운지 만나보고 싶었다”고 한다. 일종의 인생 ‘추수지도’와 같은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교직자로서의 인품과 사람에 대한 감성적인 성품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그러나 이들을 만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희망적인 서천 이야기를 같이 나누기 위해서다.

“이제 어른이 된 제자들, 시쳇말로 ‘같이 늙어간다’고 이야기 하는데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이 희망을 노래하고, 지역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마음을 나누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은사님과 제자,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러 나서는 출근길은 그래서 즐겁습니다.”

이들에게서 삶과 지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새로운 서천의 꿈을 서로 소통하는 것, 이는 역사의 시대정신을 토대로 서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의 말에 빨려 들어가자 그가 교사로서 살아온 치열한 삶은 알밤처럼 단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단단하게 느껴진 건 그가 생각하는 지역에 대한 희망 찾기였다. 가슴에 담은 서천사랑을 원천으로 인생 2막을 여는 기운이 샘솟는 듯 하다.

▲ 한사람의 변화는 서천을 변화시킨다는 유승광 박사
나와 군민이 만족하는 삶, 변화는 서천 리더의 ‘몫’...한발 앞선 인생 2막, 서천 희망 찾기 마중 고심
‘인생 2막’에서 서천 희망 찾기 마중은 시작됐다. 주민과 공감하고, 격려하며 일구는 서천을 위한 꿈은 그에게도 ‘인생 2막’의 꿈을 키우는 일이다.

그의 꿈은 ‘서천 지역 사(地域史)’를 바탕으로 현재의 삶을 연결시켜 미래의 서천발전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할기회를 꼭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전 서천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서천을 만들어 왔을까?, 무엇을 꿈꾸며 살아왔을까?” 화두를 던지며 살아온 삶은 일할기회를 찾는데도 토양이 된다. 서천사람들이 살아온 모습, 살고 있는 모습, 살아갈 모습들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함이 늘 따라다닌다. “역사 속에 나타난 서천사람들의 삶의 지향 방향이 살아갈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특히, 역사는 삶과 직결되고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인생 2막’은 평생교육자로 서천의 미래를 서천 지역사로부터 풀어내고자 하는 생각이 크다. 서천사람들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고, 그것이 서천주민들에게, 서천지역에 가치 있는 것인지 소통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지역에서 평생교육 리더로 일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천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맘도 여기서 출발한다.

유 전 교사는 “앞으로의 인생 2막은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고,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일할기회를 찾는 것이다”고 말한다.

그래서 주위의 관심 많은 정치행보에 대한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이 고스란히 지역과 주민에게 녹아들 때 무대에서 부끄럽지 않은 리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지인 및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게 맞다. 현재는 주민들의 생각과 내 생각을 조절하고 또 설계를 하는 단계다. 좀더 깊은 사고로 생각하고 입장을 표명 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교사 신분이었든, 일반인 신분으로 돌아온 지금이든 “서천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 하겠다”는 마음만은 변함없다.

사회의 축소판에서 더 나은 서천을 만들기 위해 서천이란 본바탕으로 뛰어든 만큼 빗장 걸린 ‘경직된 서천’의 모습을 풀어 ‘소통하고 만족하는 서천’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마음가짐이 새롭다.

“주민이 만족하는 생태도시, 지역순환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사람, 한사람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의식변화와 교육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인생 2막을 걸겠다”는 유승광은 원형을 유지하되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4년 교직생활 이후에도 앞으로 기록될 서천의 역사를 위해 끝없는 도전을 시작하는 이유다. 그의 의미 있는 실험이 기대된다.

▲ 유승광
▲유승광은?
유승광은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에서 태어났다. 비인초(59회), 비인중(22회), 충남의 명문인 공주사대부고(22회)를 졸업했다. 공주대학교와 교육대학원 석사, 역사교육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3월~2005년 2월까지 일본쯔구바대학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군대는 ROTC(22기) 대위 전역이다.
1989년 9월부터 장항공업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교단에 섰다. 서천고등학교, 서천여자고등학교, 공주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를 거쳐 충남조선공업고등학교 수석교사로 퇴임했다. 향토사학자로 사회활동 경력도 다양하다. 기벌포문화마당 대표, 서천민예총 회장(전), 청암문화재단 이사, 서천문화원 이사(전), 푸른서천 21 운영위원장(전), 공주대 겸임교수(전), 공주대 강사, 서천군갈등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충남수석교사협의회 부회장, 서천군향토문화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명쾌한 판단력과 지역을 꿰뚫는 안목이 탁월하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강하다. 1남1녀를 두고 있는 유승광은 현재 비인면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저서로는 ‘서천사람들’, ‘판교면지’, ‘화양면지’, ‘기산면지’, ‘비인의 역사와 문화’, ‘장항의 역사와 문화’ 등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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