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도보순례'를 다녀와서
'금강도보순례'를 다녀와서
  • 방재성
  • 승인 2013.10.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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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서 방재성 씨

▲ 방재성 참가자
익산 시청 게시판에서 보고 망설이다 순례단에 지원했다.
사실 전에 만경강도보대장정에 도보대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 그닥 부담감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언제 또 금강을 따라 걸어볼까 하는 마음에 어렵사리 신청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간다는 확신과 함께..

출발하는 날 늦게 도착했다.
버스를 갈아타다 보니 시간이 11시가 되었는데 벌써 순례단은 출발한 뒤였다.

부랴부랴 길을 따라 걸었다.
첫날 코스는 금강 하구둑에서 웅포 대교 까지였는데 전에 자전거로 다녀간 적이 있어 낯설지 않았다.
도중에 신성리 갈대밭에서 특강도 들으며 쉬어 갈 수 있었다.
특강으로 인해 이 도보순례의 목적을 알게 되었다. 금강해수유통이 목적이라는 것을..

난 그저 도보순례단의 목적이 막연한 환경보호인 줄 알았는데..궁극의 목표는 해수유통이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통해 많은 걸 알 수 있던 강연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웅포 대교에 도착했다.
날은 쌀쌀해졌고 우린 버스에 몸을 싣고 성당포구 근처 숙소로 자리를 옮겼다. 춥고 고단했던지 밥맛은 정말 좋았다. 지역 주민들도 무척 반겨주었다.

식사 후에 금강해수유통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서천군수님과 교수님들, 익산의제21에서도 참석했다.
여러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결국 해수유통이 답이었다. 게다가 전북과 충남의 중재가 필요하단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었다.
충남에선 찬성하고 전북에선 반대하는 형국이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날 처음 알았다.
순례단에 오지 않았다면 정말 몰랐을 정보들이었다. 피곤했지만 알찬 시간들이었다.

이튿날 성당포구에서 시작해 부여유스호스텔까지 걸었다. 발에 물집이 심하게 잡혔다.
성당포구에서 강경을 거쳐 부여까지 가는 동안 물집은 5백원 짜리 3개나 생겼다.
고통스러웠지만 틈틈이 물을 빼내며 참고 걸었다. 기껏해야 이틀 반나절인데 라는 생각에 열심히 걸었고 찬바람을 맞으며 또 걸었다.
저녁에는 급기야 물집이 커져 저절로 터져 버렸다. 나중에 숙소에 가서 알게 되었다. 저녁 7시쯤 식당에 도착했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발바닥이 아픈 줄도 모르고 먹었는데 일어날 때 쯤 발이 아파 정말 애를 먹었다. 숙소까지 절름거리며 걸었다. 씻기도 귀찮을 만큼 발은 아팠지만 이후 계획된 행사가 없어 편히 쉴 수 있었다. 11시쯤 잠에 들었다.

마지막 날 부여에서 백제보 까지 걸었다. 전날 물집이 잡힌 발이 걷기를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처음 발을 내딛을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10여 미터를 가면 발이 적응을 해 나갔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순례단은 부여 읍내를 거쳐 백제보를 향해 걸었다.
도중에 ‘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 시인의 생가 터에도 들러 ‘금강’이란 시도 낭독했다. 시인의 생가를 방문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셔터를 눌렀다.

백제보는 생각만큼 서둘러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은 벌써 도달해 있는데 몸은 그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발만 고생이었다. 그러다 진짜 백제보를 마주하고 섰을 때 괜한 허탈감이 밀려왔다. 여기구나, 드디어 왔구나, 한참을 앉아 있다 백제보 전망대에 올랐다. 전시되어 있는 사진과 밖의 풍경을 보고 금강 하구둑을 생각하니 이건 또 왜 만들었나 싶었다. 하구둑도 열어야 한다고 하는데 백제보로 또 물길을 막아 놨으니 이거 참 당황스럽다. 한참을 바라보다 내려왔다. 해단식 준비가 한창이다.

수료증을 받고 또 모범상을 받았다. 아마도 익산에서 혼자서 참가한 점을 주최 측에서 예쁘게 봐 주신 모양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잘 먹고 잘 자고 또 잘 걸었으니 잘 된 일이다. 게다가 한산 소곡주와 양말 세트까지 덤으로 받았다.

점심은 버스로 이동해 부여유스호스텔 앞에서 먹었다. 마지막 식사였다. 밥도 먹고 반주도 했다. 시원섭섭했다. 그래서 제일 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쉽지만 가야할 때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구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순례단 대장정을 마쳤지만 남은 과제도 많다는 걸 알았다.
금강해수유통을 위해서 전북과 충남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과제로 남긴다. 쉽게 해결되진 않겠지만 자주 만남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차후에 도보 순례단을 운영한다면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쪽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서천만이 아닌 군산, 익산, 전주 등 전북권 순례단의 유입도 필요하다.
어린 학생들이 참여한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날짜 조정도 불가피하고 방학이나 아니면 시험기간을 피한 달에 실시하는 것도 좋겠다.

아무쪼록 금강의 해수유통이 정략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자연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모두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 전북과 충남의 노력이 하나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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