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가 되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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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28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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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 18번째 이야기

앙증맞은 손 싸개, 조그만 배냇저고리, 아이를 감싸줄 속싸개 등 출산 일주일전 아기용품을 챙기며 나의 마음은 참으로 설래 인다.

비록 첫째가 사용했던 물품이 대부분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로 충만하다. 첫 아이를 가졌을 때 태교에도 도움이 되고 또 선물도 하고 싶은 마음에 속싸개와 겉싸개, 기저귀를 만들었다.

둘째는 첫째가 쓰던 물건이 있어서 이불만 후다닥 만들어 놓고 그것을 사용할 모습을 상상하며 혼자 만족하고 있다. 출산용품을 정리하며 새삼 첫째가 많이 컸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를 어떻게 키웠는지 기억이 안 나서 육아가 약간 걱정스럽기도 하다.

출산용품준비로 설레는 마음에 비례하는 것이 출산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다. 첫째 때 ‘자연분만 성공!’을 모토로 참 많은 준비를 했었다.
호흡법만으로 출산이 가능하다는 라마즈 호흡법과 몸의 유연성을 높여준다는 요가, 걷기운동 등 자연분만에 좋다는 것은 다했다. 게다가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한 유도분만까지 실시했다.
그러나 유도분만 과정에서 양수가 흘러 이틀 동안 고생만하고 결국 제왕절개를 했다. 출산 후 그동안의 노력이 숲으로 돌아간 것 같아 억울한 마음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둘째 출산을 앞두고는 제왕절개를 해야 하므로 별 준비 없이 그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랬다. 단 수술 전 진통이 오면 응급상황이 되므로 진통이 오지 않기만을 바랬다. 출산 후 기억에 남는 것은 마취가 덜 풀려 멍한 나의 머리상태. 수술 준비로 인한 불편한 기억들이다.

하지만 잠깐 동안 아이와의 스킨십은 오랫동안 기억된다.
여자들의 엄마 되기 위한 출산기를 들어보면 자연분만이든 제왕절개든 남자들의 군대이야기 만큼 사연도 많고 할 말도 많은 것 같다. 어떤 이는 자연분만을 못하면 여자로서 격어야 할 것을 못해냈다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별 탈 없이 출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것으로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어린시절부터 꿈꿔온 나의 작은 소망이 이뤄진 순간이다. 지금은 저출산으로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지만 내가 초등학교 때는 가족계획 캠페인으로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저출산을 장려했었다. 게다가 나중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했었다.
난 초등학교 때부터 성장해서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들 하나, 딸 하나 이렇게 둘만 낳아 잘 키우자고 계획했었다. 미리 초음파를 통해 둘째가 딸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를 만나니 감사하고 오랫동안 꿈꿔온 나의 소망이 이뤄져 기뻤다.

요란한 아기 울음소리 후 나의 볼을 스친 따뜻한 아이의 체취. 그 짧은 순간은 참 따뜻하고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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