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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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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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 20번째 이야기

“엄마 책 읽어 주세요.”
“상진아 엄마 아기 젖먹이고 있으니까 잠시만 기다려줄래?”

“엄마 비행기 접어주세요.”
“상진아 엄마 힘드니까 아빠하고 잠깐 놀고 있을래?”

최근 첫째아이와 나의 대화 내용들이다. 아이의 요구에 내가 부드럽게 대답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게 아이를 거부하고 있었다.
아이가 그 순간 요구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였던 것인데 나는 자꾸 다른 대답을 하고 있었다. 사실 둘째가 태어나고 나의 신경은 온통 둘째에게만 가 있다. 어떤 때는 육아 스트레스로 첫째에게 짜증을 내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막달이 되면서 몸이 힘드니까 아이의 요구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거나 남편에게 전가했다. 이런 것들이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모르면서 말이다.

결국 나는 상진이의 모든 행동들이 밉게만 보이는 상황이 됐다.
순간 나의 이런 감정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내 삶의 전부였던 상진이가 꼴 보기 싫은 대상이 되다니….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놀란 것은 남편 역시 잠깐 상진이가 귀찮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짜증이 무척 심해졌고 작은 일에도 쉽게 울음을 터트린다. 화났다고 자기 방에 획 들어가 버리는가 하면 편식도 너무 심해졌다. 우리의 말에 ‘싫어’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나는 둘째를 출산하고 일주일 동안 시댁에 아이를 맡기면서 변했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요인은 그것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상진이는 동생이 울면 젖도 주고 기저귀도 갈아 주라고 한다.
또 자기는 아빠하고 잘 테니 엄마는 동생하고 자라고 한다. 이렇게 동생을 잘 배려해주면서도 실상은 아이 역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고 또 4살이라는 시기적 변화 등이 이런 상황을 가져온 것이다. 그래서 상진이의 맘을 돌봐야 갰다는 생각에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상진이 짜증 요인이 아기 때문인지 아님 정말 그냥 싫어서인지 아님 할머니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지 등등.
아이는 할머니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다고 했다. 할머니 집에 가면 뭐든지 자기가 중심이 되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상진이도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우선 남편과 상의해서 아이에게 착한일 할 때마다 칭찬도장을 찍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과 스킨십을 늘리는 등 아이 맘을 잘 보듬어 주기로 했다. 또한 우리는 현재 어떤 부모인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상진아, 부디 이 시기가 잘 지나가길 바라며 너는 언제나 나의 첫 번째 사랑이라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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