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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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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23번째 이야기

바비인형의 파티복, 레고 블록, 세발자전거. 어린시절 갖고 싶었던 장난감 3종 세트다. 철이 일찍 든 나는 부모에게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요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읍내에 살던 사촌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오뚝이 인형부터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온갖 장난감들이 즐비했다. 그에 비해 나는 인형 옷도 종이인형도 자체 제작해야했고 집 인근 바닷가에 밀려온 쓰레기 속을 뒤져 장난감을 얻어야 했다.

나뭇잎과 풀로 인형을 만들고 흙으로 밥을 짓고 고무신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놀았다. 물론 지금 와서 보면 오히려 그런 것들이 상상력을 자극해 더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린시절 장난감이 있는 아이들은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런 7~80년대를 살아온 우리 부부에게 상진이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어떤 때는 새 장난감이 생기면 아이보다 우리 부부가 더 좋아하며 가지고 놀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주 장난감 사러 가자고 말하고 심지어 어떤 때는 집에 있는 장난감을 다 버리고 새것으로 사달라고까지 한다.
어떤 장난감은 2~3일 만에 실증을 느낄 때도 있다. 물론 시대의 변화는 인정해야 하지만 물질을 쉽게 얻은 만큼 쉽게 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자기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게 없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건 비견 우리 집만의 일이 아니다. 가끔 지인의 집에 가서 보면 도를 넘는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부부의 생활공간도 없이 집안 전체가 아이들의 장난감과 책 등으로 점령해버린 집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부는 어린시절 항상 남이 준 것만 가지고 논 것이 한이 돼서 아이들에게는 항상 풍족하게 새것만 사주는 경우도 봤다.

이런 시대에 사는 아이를 보며 난 가끔 남편에게 상진이가 원하는 것을 너무 다 해주지 말라고 한다. 아이 마음속에 작은 소망이 있고 그것을 얻었을 때 느끼는 고마움과 귀함 역시 육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서다.
그러나 남편은 너무 자재시키는 것도 아이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니 물질에서 얻는 행복감을 어느 정도는 주자는 입장이다.

물질이 넘쳐나는 세상, 그 속에서 아이를 키워내며 수위조절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아이, 자기가 현재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것에도 행복해하고 만족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키워내기 위해 부모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소망하던 신발 선물을 받고 너무 좋아 머리맡에 놓고 자던 아이들의 모습이 먼 옛이야기로만 머물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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