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복지도시’에 살고 있을까?
우리는 ‘복지도시’에 살고 있을까?
  • 조동준
  • 승인 2011.07.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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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 전국 최우수기관 ‘서천군’

서천군은 보건복지부 주관 ‘2010 지자체 복지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 최하위권의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전국 최고의 복지평가를 받았으니 명실상부한 ‘복지도시’가 아니냐는 자화자찬이 나올 만도 하다.

그럴까? 우리는 정말 전국 최고의 ‘복지도시’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이번 평가는 올 상반기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시도 합동평가 결과 중 복지총괄, 노인복지, 아동, 청소년, 보육, 장애인복지, 기초생활보장, 지역사회서비스, 자활, 의료급여 등 9개의 사회복지분야 정책을 재분석해 심사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복지 전달체계에 있어 상위에 있는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평가한 것이다.

정책이 아닌 체감 복지는?

▲ 향후 완공될 보금자리주택(조감도 좌측 상단)을 포함한 ‘서천 어메니티복지마을’ 조감도
하지만 복지의 시혜 대상인 우리 주민이 피부적으로 느끼는 복지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서천군에서 아마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어메니티복지마을’이다. 개관한지 3년여가 되고 있으니 이제 어느정도 지역사회 복지의 한축으로 자리했을 것이다.
하루 이용 주민이 1천2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한다. 어메니티복지마을이 위치한 종천에서 한참 떨어진 한산이나 마산까지 이용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중이다. 이제 새로이 노인들을 위한 LH공사의 ‘보금자리주택(아파트)’도 지어지고 있다. 이제는 실버타운의 성공사례로 이와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지자체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시행초기부터 지역 일부에서 제기된 접근성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고 있을까? 대형 셔틀버스로 시골 곳곳을 찾아다니며 ‘실어나르는’ 한계는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 것일까?

사회복지계에서는 ‘복지도시’의 관점에서 흔히 '노멀라이제이션(Normalization)'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즉 사회복지사업의 대상자를 특수하게 보고 격리하여 처우하는 것보다 일반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개념이다.

어메니티복지마을을 ‘격리’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이론이 있겠지만, 하루 2회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 정해진 시간에 나와야만 하는 구조적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 복지타운이 우리 주민의 보편적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복지서비스로서 얼마나 작용하고 있는가 한번쯤 면밀하게 되짚어보고 갈 문제다. 이 ‘매머드’ 시설이 주민의 복지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지 말이다.

주민생활통합지원서비스 체제에 대한 아쉬움

최근 서천군의 행정개편에 따라 기존 ‘주민생활지원과’가 예전의 ‘사회복지과’로 전환됐다. 참여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진행했던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체계의 개편과 맞물렸던 이 부분은 아마도 현 정부가 들어서며, 흐지부지되었고 결국에 ‘원상회복’되고 만 것이다.
어찌보면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었으니 어찌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앞서 말한 명실상부한 ‘복지도시’는 무엇일까? 복지의 개념과 대상, 철학의 차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질이 높은 도시가 아닐까 한다. 보편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질은 기실, 지역의 모든 문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체계 개편에서 말했던 통합적 지원이야 말로 지역이 피부적으로 복지도시로 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복지, 보건, 고용, 주거, 교육, 문화, 체육, 관광이라는 8대 분야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궁극적인 주민복지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시말해 전국 최우수의 복지정책이 실현되는 서천에 살고 있지만, 이것이 주민들의 보편적 삶의 만족도와 비례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고개를 젓게 되는 이유이다. 문화적 소외의 해결, 교육의 질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겪는 어려움은 ‘시혜적 서비스’에 머무르는 제한적 ‘복지’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지역복지에서 더욱 큰 문제는 앞서가는 서천군의 복지정책에 상응하는 민간복지체계의 열악함과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 복지역량의 문제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겠지만, 그래서 이 문제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부의 복지정책이 이들 민간 복지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복지’가 아닌 ‘비즈니스’로의 탈바꿈

최근 몇 년간 “○○○○노인복지센터”와 같은 시설이 소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008년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중증 노인 등에게 파견하는 이들 기관들은 어느덧 ‘복지’ 아닌 ‘비즈니스’의 사업자들이 되어가고 있다.

경쟁적으로 요양보호사를 채용하고, 클라이언트(사회복지대상자)가 아닌 비즈니스 대상으로 요양보호 노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물론 그동안 방치되고 있던 요보호 대상 노인들의 복지혜택은 양적으로 늘어났을지 몰라도,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사회복지계의 자성어린 목소리는 정책 시행 초기부터 줄곧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사회 복지에서 민간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존재한다. 돈벌이가 되는 ‘비즈니스’가 아닌 복지전달 체계의 한축으로서 민간복지 역량의 성장을 지원할 정책이 절실한 지점이 여기에 있다.
행정의 재정적 지원에 ‘목을 메’야 하는 현재 구조에선 민간 복지 체계의 자생은 요원한 문제일 것이다.

민간복지 주체들의 고민도 필요하다. 지역사회 복지 문제를 거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논의 틀이 절실하다. 경쟁의 대상이 아닌 지역복지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동반자로서 ‘아젠다’를 이끌어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복지도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책을 실현하는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과적인 ‘평가’가 의미 없는 것으로 폄훼하자는 것은 아니다. 좀 더 큰 이상인 ‘복지도시’를 기대하는 우리이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으로 주민 삶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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