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그녀에게선 간간히 들려오는 숨소리 밖에 찾아 볼 수 없었다.
‘여보 사랑해’
‘엄마 사랑해요’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소리에 꿈틀거리는 손가락...
아무런 의식 없는 상태라는 의사의 말에도 가족들은 한 올의 희망을 붙잡고 박영선씨의 귓가에 계속 속삭이고 있었다.
따뜻했다.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느꼈던 ‘따뜻함’은 그동안 그녀가 만난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마지막 길을 건너가면서도 남긴 ‘따뜻함’이다.
누구라도 만나면 ‘관심과 사랑’을 얘기하던 박영선 씨.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문화 알림이 역할을 자처했던 박영선씨는 2010년엔 후쿠이현 다카하마초에 ‘보령의 집’을 설립해 지킴이로써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다카하마초의 ‘보령의 집’이 아닌, 일본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지켜져 왔던 ‘보령의 집’이 됐다.
‘보령의 집’에서 울려 퍼지는 장구소리, 북소리와 ‘아리랑’을 함께 연주하던 베니카나회 연주단의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가족 같은 일상을 나누던 ‘보령의 집’에 인연을 맺었던 모든 이들이 박영선 씨의 영면에 애도한다.
지금 자리에 없지만 박영선 지킴이가 말하는 ‘관심과 사랑’의 노래는 지켜지고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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