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독설 퍼부은 박근혜, 사실상 레임덕?
‘유승민 사퇴’ 독설 퍼부은 박근혜, 사실상 레임덕?
  • 박귀성
  • 승인 2015.07.0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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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잘못은 없다. 단지 분기탱천한 ‘심기’가 있을 뿐

(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유승민 원내대표에게 ‘유승민 책임론’으로 출발해서 ‘유승민 배신’과 ‘유승민 심판’을 경유해 ‘유승민 사퇴’로 논란의 파장이 일고 결국엔 ‘유승민 명예퇴진’ 절충점까지 왔다. 또한 오는 6일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명예퇴진의 날이라고 새누리당 일각에서 받아놓은 ‘길일’이고, 국민의 시선은 ‘과연 유승민이 이대로 물러날까’에 쏠려있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오후까지는 거취에 대해 일언반구 표명하지 않았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대사를 논하는 국무회의석상에서 황당하게도 ‘유승민 배신’ ‘유승민 심판’을 싸들고 나와 전국에 흩뿌렸던 그날부터 유승민 원내대표는 ‘분통한 사과’를 청와대로 배달시켰을 뿐 묵묵히 유승민 원내대표로서의 당무에만 충실해오고 있다. 이렇다 할 퇴진 의사가 없는 정의에는 꿋꿋하고도 불의에는 꼿꼿한 유승민 원내대표다운 행보다.

6일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원치 않게 친박계의 배려(?)로 부여받은 선택의 ‘길일’이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계속 유승민표 국정을 해나갈 것이냐, 박근혜표 멍에를 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것이냐. 친박계가 유승민 원내대표를 그냥 내쫓기에는 그럴만한 오점이나 ‘콕’ 찍을 명분이 없기에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멍석을 일찌감치 깔아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중대사를 논의해야 할 준엄한 국무회의에서 참으로 잔인한 사적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는가 싶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지역구 대구 출신 정치인 유승민 원내대표를 ‘표로써 심판해 달라’고 표현한 주문(注文)은 단순히 유권자들에게 하는 호소차원을 넘어 ‘저놈의 정치적 숨통을 졸라버려라!’라는 주문(呪文)의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대구지역에서는 거의 ‘신’적 존재감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이런 비약이 가능한 것도 사실일 테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5일까지 내놓은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한 대답은 한결같다. ‘노코멘트!’, 다만 당무측면에서 국회법 개정안 6일 재의를 놓고는 본래 의총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든 당론대로 “국회 본회의엔 참석하되 재의안 표결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은 보기 좋게 폐기수순으로 들어갔다.

일부 언론에선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한 피해 복구 차원으로 긴급 편성된 추경예산안 국회 통과까지만 지휘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지만, 이같은 예상은 다소 섣부른 감이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분기를 식히고자 달필로 써내려간 ‘진정어린 반성문’은 어쩌면 ‘모멸 속의 반성문’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장에서는 기왕에 사퇴할 형국이고,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될 중압감으로 인해 중과부적을 느꼈다면 처절한 반성문을 쓰기 전에, 애당초 훌훌 털어버렸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은 원내대표로서 열심히 일했다. 잘한 것은 없을지 몰라도 그렇다고 ‘콕’ 찍어 이유를 대는 이도 없는 것을 보면 딱히 잘못한 것도 없다. 있다면 단지 분기탱천한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가 있을 뿐인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여기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면, 그것으로 ‘심기’가 일순에 사그라들고 친박과 비박의 혈투가 종식이 된다는 보장이 있을까? 유승민 원내대표가 내려놓음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이곳은 양보나 관용이 없는 비열한 정치권이다. 상대가 약한 곳을 보이면 사정없이 물어뜯고 뭇매를 가한다. 쓰러지면 밟는다. 숨이 끊어지면 부관참시까지 서슴지 않고 자행해서 승자로서의 명분을 세우고 자신의 치부와 과오를 모두 패자에게 덮어씌우는 곳, 바로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주소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여기서 내려놔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오히려 유승민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급부상했고, ‘심기’를 상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하향했다. ‘국가 대사를 논의하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했느냐’의 논란이 결국 사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던 ‘레임덕론’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민심 동향과 여론조사 결과도 나쁘지 않다. 언론 역시 종편방송 채널 한두 개를 제외하면 딱히 유승민 사퇴 이유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적시하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심지어 권력에 밀리는 여당 원내대표를 골리앗과 다윗으로 표현한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어쨌든 친박계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시점으로 통크게 배려한 시점이 6일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본회의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이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밟았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부권 사태를 촉발한 원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게 친박계의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배려였다.

특히 친박계 가운데 강성을 띠는 일부 의원들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날 사퇴하지 않으면 다시 의원총회를 소집해서 사퇴 요구서 또는 재신임 표결 요구안으로써 기어이 유승민 압박카드를 관철시키겠다고 제2,3의 그물망도 손을 봐둔 상태다.

반면, 시간을 끌면 유리한 쪽은 유승민 원내대표 쪽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친박계가 초조함에 못 이겨 무리수를 둘 법한 이유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3일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에게 ‘심기’의 “회의록을 누가 작성하느냐”는 질문까지 나온 상태다. 따지고 들어가 보면 유승민 ‘콕’ 찍어내기 이면에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의 하부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들어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야당이 이점을 눈치챈 것일까? 속전속결로 후다닥 처리되어야할 유승민 사퇴 역시 그런 맥락으로 볼 수도 있겠다.

반면, 6일 국회 본회의 전에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국회 본관의 원내대표실을 찾아 배석자가 없이 약 30분간 유승민 원내대표와 대담을 나눴는데, 현재까지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김무성 대표의 생각을 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김태호 최고위원과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설전을 벌이다 김무성 대표가 회의장을 박차고 퇴장하면서 회의가 파행한 것처럼 당이 분열되는 상황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뜻을 전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런 행보를 분석해보면 김무성 대표가 결국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쪽으로 심중을 굳힌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지난 25일 ‘배신’ ‘심판’ 이후로 청와대는 이상하리만치 잠잠하다. 이미 오더를 내렸으니 진흙탕 싸움은 아랫것들이 알아서 하라는 하명일까?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망개일면(網開一面)’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냥에 나선 황제가 사냥감이자 미물인 짐승도 살려고 발버둥 치면 한쪽 그물은 열어줘서 생명에 대한 인간적인 관용을 베풀자는 취지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관용은 딱! 한때, 두 전 대통령 당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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