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야당 낙선운동한다” 선언하며 야당을 ‘빨갱이’ 매도
전경련 “야당 낙선운동한다” 선언하며 야당을 ‘빨갱이’ 매도
  • 박귀성
  • 승인 2015.10.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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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과 권력이 손잡으면 야당의원 낙선쯤이야.. 유신회귀?

▲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날 진행된 전경련의 한 산하기관 토론회 내용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산하기관인 자유경제원(이하 자경원)을 앞세워 오는 2016년 4.13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낙선 운동을 선언했다.

자경원은 26일 ‘2016년 총선, 이런 사람은 절대 안된다’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여의도가 난장판이 되지 않으려면 친북적·반시장적 성향을 가진 후보자들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며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 매우 적대적 성향을 가진 이른바 ‘시장 좌파’에 속한 의원들 대부분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인데, 이들을 낙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사실상 야당 후보들을 상대로 낙선 운동을 선언했다.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은 이날 토론회 발제문에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반시장적 성향을 가진 국회의원들”이라며 “자경원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시장에 매우 적대적인 성향을 가진 시장 좌파 의원들 대부분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이라고 주장했다.

권혁철 소장은 나아가 “친북 성향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고 안보를 위협해 한국 사회를 내부로부터 붕괴시킬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들은 대의주주의와 국회를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합법적 이념 투쟁의 장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처럼 야당 인사 낙선운동에 목소리를 높이며 야당 의원들을 이념적 편향을 낙인찍은 자경원은 전경련이 인사와 예산,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사실상의 산하기관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자경원은 전경련 회원사인 재벌그룹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자경원의 11명의 이사와 감사 가운데 다수가 전경련과 재벌그룹 출신이며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10명 가운데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현진권 원장 등 전경련 출신이 2명이고, 재벌 계열사 사장과 연구소 소장이 4명이다. 감사도 역시 전경련 현직 임원이 맡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유경제원의 총선 낙선 운동의 실제 주도자는 전경련으로 볼 수 있다.

전경련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민주노총은 즉각 “민주노총은 전경련 자유경제원의 사상검증 낙선운동, 파시즘 판친다”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자유경제원은 반시장주의의 논거로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제시했다. 또 최근 최대 쟁점인 역사교과서 논쟁 관련해서도 국회의원들의 역사관이 올바로 정립되지 않고 북한 전체주의와 좌파운동권적 사관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다수 비례대표 초선의원들이 좌파 이념적, 반시장적 성향이라고 매도했다”고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들을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종북•반시장주의 운운하며 야당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주장했다. 그야말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라며 “파시즘 세력들이 국정 교과서를 쓰겠다고 하고, 대통령부터 여당 대표까지 황당한 거짓말과 저급한 막말로 나라를 둘로 쪼개더니 급기야 재벌의 일개 연구기관까지 날뛰며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사상검증을 하겠다고 나서는 형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자유경제원은 학문을 빙자해 재벌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단체다.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을 대상으로 검정 역사교과서가 ‘북한을 대변’한다는 황당한 강연을 하는가 하면,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교수의 저서 <위대한 탈출>의 한국판 왜곡출판에 가담해 국제적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민주노동은 전희경 총장에 대해 “불평등을 합리화하려한 이 사기 번역본은 현재 미국 출판사로부터 의도적 왜곡을 이유로 전량 회수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런 자유경제원이 부끄러운 언행을 회수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생각에 맞지 않는 의원들을 국회에서 쫓아내겠다고 하니,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재벌 기업들이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마저 접수하려는 것 같다”며 “친북이니 용공이니 하는 낡은 색깔론 공세로 개혁 인사를 낙선시키고, 재벌에 비판적인 정치인을 반시장으로 몰아 퇴출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오늘 전경련과 자유경제원이 겨냥한 야당 국회의원들이야말로 국민에게 욕만 먹고 있는 이 국회에서, 그 누구보다 서민 중심, 민생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치는 그야말로 진짜 서민의 대변자임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자유경제원과 문제 발언을 한 참석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SNS에는 전경련과 재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야당의원에 대한 비판도 빗발쳤다. 네티즌들은 특히 야당에 대해 비난을 하거나 야당의 특정 의원을 지목하여 “꼴 좋다 야당 의원들, 야당이 얼마나 야당답지 못하고 우습게 보였으면 이제 재벌들이 나서 야당 낙선운동 펼친단다” “이제 권력과 재벌 세상이 됐으니 유신독재시절처럼 노동자 농민에겐 무서운 정책 고문정책이 시작되겠지?” “이나라에서 야당 목소리는 이제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라고 날선 지적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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