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이 아프다. 평화가 앓고 있다.
제주 강정이 아프다. 평화가 앓고 있다.
  • 임재근
  • 승인 2011.09.11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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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토리 블로거리포트=임재근) 지난 9월 1일~2일 제주 강정마을에 다녀왔다.
강정마을은 최근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 임 재 근 사무처장/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전본부

강정마을은 천혜의 바다가 있고, 용암단괴가 800여m에 걸쳐 한덩어리를 이루고 있어 지질적으로 특이한 가치를 갖고 있는 구럼비 바위,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를 포함한 각종 생명체가 살고 있는 생태의 보고인데, 이 모든 것들이 해군기지 건설로 파괴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9월 2일 새벽, 해군은 기습적으로 경찰력을 투입하여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포위하고, 강정마을에서 구럼비 바위와 바다로 갈 수 있는 마지막 통로였던 중덕삼거리를 펜스와 철조망을 설치해 봉쇄하였다.

▲ 9월 1일, 구럼비 바위와 강정 앞바다는 평화로웠고, "해군기지 반대"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중덕삼거리를 제외한 모든 구간은 법적 물리력을 앞세워 이미 폐쇄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구럼비 바위로 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올레꾼들도 외돌개부터 시작되는 올레길 7코스 15km중 강정천, 구럼비 바위, 강정포구로 이어지는 4~5km 구간의 올레길을 걸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곧 구럼비 바위도 굴착기의 단단한 쇠덩어리에 부서지나 콘크리트 속에 파묻히게 될 것이다.

▲ 평화바다 "구럼비" 9월 1일 천주교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가 신도들과 함께 구럼비에서 미사를 봉헌을 했다. 하지만 7월부터 매일 진행되었던 구럼비 미사는 9월 2일 새벽 군과 경찰의 침탈로 이날이 마지막 미사가 되었다.
해군과 정부는 그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면서 강정마을과 주변생태를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상처는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마을공동체가 파괴됐다는 것이다.

지난 7월 26일자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강정마을은 1930명 중 18살 이상 성인이 1400여명인데, 주민등록만 남기고 육지로 떠난 사람을 빼면 1050여명이다. 2007년 8월, 강정마을 주민들이 마을의례회관에서 해군기지 찬반 투표를 했는데, 725명 참석, 찬성 36표, 무효 9표, 반대 680표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주민들의 의사는 무시한 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주민들을 협박하고 이간질을 일삼았으며, 이로 인해 140개나 됐던 친목계와 70개의 각종 모임은 다 깨져버리고 경조사에도 서로 가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9월 2일 새벽, 마지막 통로를 폐쇄하는 공사에 굴삭기를 동원했는데, 강정마을에 사는 굴삭기 기사를 동원하여 주민들의 갈등을 부추겼다. 지금 강정마을은 분단된 한반도를 옮겨놓은 듯하다.

▲ 해군은 경찰의 보호(?)를 받고, 안전하게 용역을 동원하여 철제펜스와 철조망을 설치하였다. 이 구간마저 철제펜스로 연결되어 구럼비 바위로 가는 모든 길은 봉쇄되었다.

강정마을에 도착한 9월 1일, 강정 앞바다 구럼비 바위를 맨발로 걸었다. 바위틈에서 나오는 용천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푸른 강정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풍경을 즐기고 있자니 도대체 왜 이곳을 부수고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제주에 거대한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미군 또한 해군기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다. 강정마을 사람들에게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일이 고향을 지키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일 뿐 아니라, 이제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활동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 일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평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강정에 힘을 보태야 한다. 강정마을의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며, 바로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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