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부부사이의 폭력은 4대악의 하나인 “가정폭력”으로 규정하여 피해자 보호를 중심으로 각종 사회적 제도 정비와 가해자 처벌 등 적극적이고 엄정한 대응이 있었던 반면 부부가 아닌 연인 사이의 폭력은 당사자 간 문제로 치부.방치되어 오다 최근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여성이 교제하던 남자 동기생으로부터 상습 폭행.폭언을 당한 사건 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게 되자 경찰에서는 신고 ˑ 제보 활성화를 위해 2016. 2. 3일부터 3. 2일까지 1개월간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년도 연인 간 폭력 피해는 드러난 것만 8,500여건에 달하는데 미 신고 된 암수범죄를 포함하면 피해 건수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전문적인 상담기관이나 체계적인 대응책이 미비한 점과 일부 피해자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하다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이중 일부는 강력 범죄로 비화되고 있으니 단지 “연인간의 사랑싸움”이라 하여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연인 간 폭력”은 진행형보다는 과거형인 경우가 많은데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경우와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한 경우 상대에게 지속적인 만남을 요구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하면 물리력을 행사하여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려는 개인의 집착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판단되며 여기에 소유욕까지 강한 사람일수록 그 확률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제하기 전 상대방의 성격 등을 꼼꼼히 관찰한 이후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 영국에서는 2009년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여성의 이름을 딴 일명 “클레어 법”을 제정 시행 중으로 여성이 원하면 연인의 폭력전과를 공개한다고 하니 악용의 소지가 많음에도 법으로까지 제정한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을만하다.
이처럼 사회문제가 되는 “데이트 폭력”은 연인간의 사랑싸움이 아니라 범죄행위로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으며 “사랑”의 감정으로도 묵인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