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더불어민주당즉은 1일 오전 필리버스터 중단 관련 중대한 발표를 예고했고, 이같은 소식은 밤 늦도록까지 필리버스터에 관심을 보였던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필리버스터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SNS상에 빠르게 이 소식을 전하면서 저마다 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국민들에게는 필리버스터가 국회의원 뽑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외침까지 나오고 있다.
필리버스터 중단설의 시발점은 ‘선거구획정’이었다. 지난 28일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획정안이 돌출됨에 따라 이 획정안이 국회에 상정되면서 국회본회의 표결을 앞두게 됐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부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이념론 대신 경제론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종걸 원내대표의 ‘테러방지법을 수정할 때까지 계속하겠다’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게 됐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의견차는 29일 저녁까지 2차례 의총을 거치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늦은 저녁 심야 비대위회의서 김종인 대표가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하면서 최종적으로 필리버스터 중단 결론을 내리게 됐다.더불어민주당 한 당직자는 이날 자정이 넘은 시각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전언에 의하면 오늘 1일 오전 9시 당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골자로 한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면서 “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까지 나왔지만, 결국 진통을 거듭하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심야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이전까지는 당 지도부는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을 주장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빈손’으로 필리버스터 중단은 안된다고 맞서면서 공전을 거듭하던 상황이었다.
결국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이견은 이날 심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종인 대표가 “이념론 대신 경제론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선거구획정안 처리가 늦어지면 4.13총선에서 후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득에 나서면서 결국 필리버스터 중단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계속하겠다”고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같이 강단진 의지를 보인 것은 테러방지법 수정안에 대한 대여 협상 가능성과 함께 이번 필리버스터가 전국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 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는 이미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회의 당시 “필리버스터를 이제 중단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유권자에게 알려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급한 선거법 처리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정회하는 데 합의해줄 것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테러방지법 수정 요구와 필리버스터 중단은 별개”라고 말해, 필리버스터 중단설을 일축했다.
결국, 이날 김종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영선·변재일 비대위원 등이 참석한 심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렸고, 김종인 대표는 “여기서 더 하면 선거가 이념 논쟁으로 간다. 경제 실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종걸 원내대표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대표는 이에 덧붙여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가면 우리 당에 좋을 게 없다. 경제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들 역시 김종인 대표의 의견을 존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회의 결정은 먼저,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9시에 기자회견을 하고 박영선 비대위원이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또한 국민의당과 정의당에도 발언 기회를 제공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정의당이 이에 강력히 반발했고, 1일 더불어민주당은 저녁 늦게까지 의원총회 개최와 정회 다시 개최를 반복하는 진통끝에 결국 필리버스터 '중단'으로 가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