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입안에 도토리를 가득 물은 다람쥐 같지 않아? 아님… 찐빵. 아~ 생각났어. 미어캣! 젖 먹고 그 모습그대로 잠든 얼굴을 보면 꼭 미어캣 같아.”
“그래? 난 소보로빵 같아. 얼굴에 열꽃이 나서 아직 예쁘지는 않지만 그 속은 소보로빵처럼 아주 달콤할 것 같거든”
아정이를 낳고 남편과 주고받았던 이야기다. 요즘 우리 가족은 남편의 말대로 그 달콤함에 푹 빠져있다. 아이는 빵 속 질감처럼 부드럽고 푸근해서 또 향기롭고 달콤해서 자꾸 안게 만든다.
조금만 어르면 방긋하고 웃고 목과 겨드랑이를 간지럼피면 ‘키득키득’ 소리를 낸다.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더 들으려고 아이 곁을 떠나지 않게 된다.
어느덧 6개월을 맞은 아정이. 참 많은 변화를 가져온 시간이다.
아정이는 3개월도 안돼서 몸을 뒤집더니 요즘은 어느 쪽으로든 구를 수 있다. 자기가 호기심 있는 물건이 있으면 몸을 이리저리 틀어서 팔을 뻗어 잡기도 한다. 곧 있으면 기어 다닐 것 같다.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던 아이가 불과 6개월 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인간은 참 신비로운 존재다.
아이는 어느 날 바닥에 있는 장난감을 집고 그 장난감을 한손에서 다른 손으로 옮긴다.
무엇인가를 주면 그것을 잡으려고 허공에 손을 뻗치는데 그 모습은 너무 귀엽다. 또 자기가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몸을 구부려서 집고 가지고 있던 것을 뺏으면 화를 내면서 운다.
자기 손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넣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뺏기지 않으려는 듯 입안에 급하게 우겨넣는 모습을 보면 우습다.
재밌게도 장난감을 바구니에 담아서 주면 장난감은 다 버리고 바구니만 가지고 논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며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5개월 반만에 이가 났을 때다.
상진이도 조금 이른 6개월 때 이가 났는데 아정이는 더 빠르다. 지금은 이 두개가 쏙 올라와 사과를 주면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베어 문다.
이제 아정이는 본격적으로 이유식을 시작했다.
5개월부터 가끔씩 과즙을 주면 참 잘 받아먹어서 이유식을 잘 먹겠다 했는데 역시 잘 먹는다.
상진이는 안 먹으려고 울고 보채서 힘들었는데 아정이는 뭐든 잘 먹는다.
남편은 그런 아이의 입속에 ‘맘마’ 넣어주는 것이 좋은지 자기 밥 먹는 것도 잃어버리고 아이 입만 바라본다.
남편과 딸이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은 목욕시간이다.
아이는 꼭 물 만난 고기처럼 파닥거린다. 남편은 장난으로 ‘네가 활어니 활어야?’한다.
이렇게 아무 탈 없이 크는 아이를 보며 신통방통하다.
둘째는 자기 복을 다 타고 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너무나 예쁜 아정이를 보면 자꾸 주고 싶고, 자꾸 만지고 싶고, 자꾸 보고 싶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