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달님이다. 달님 안녕~!”
창문에 매달린 아이의 말이다. 나도 아이 옆에 가서 같이 달을 본다.
“어 정말 달님이네.”
나의 말에 아이가 생긋 웃는다.
“어~ 구름아저씨다. 구름아저씨가 달님 가렸다.”
손가락으로 구름을 가리키며 말한다.
“어~ 달님이 안보여. 안보여….”
“그래 달님이 안보이네…. 구름아저씨가 가렸네.”
나도 맞장구를 친다.
“아! 나왔다. 달님이 나왔네. 엄마, 달님 나왔네….”
구름 사이를 항해 하듯 달리는 달님과 아이와 나는 그렇게 한참을 같이했다. 아기엄마라면 누구나 접했을법한 일본 작가 하야시 아끼꼬의 ‘달님안녕’ 그림책이 그대로 펼쳐진다.
아이가 옹알이를 시작으로 ‘엄마’ 첫 단어를 말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 생각해도 참 기쁘다. 두 돌을 앞두고 갑자기 언어가 폭발하면서 여러 단어를 구사하다 두 가지 혹은 서너 가지 정도의 단어를 조합해서 이제는 문장을 만든다. 생각이 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말을 튼 아이,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시가 되고 동화가 된다. 단문의 말들을 듣고 있으면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조그만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참 예쁘다. 특별한 어떤 문장을 구사해서가 아니라 ‘엄마 먹을 것 주세요.’, ‘엄마 쉬 할래’ 등 일상에서 듣는 사소한 말들이 이렇게 예뻤던가 싶다.
아이를 낳고 육아지침서에 맞추어 아이의 성장을 쫓아갔다. 다행히 출산 후 1년이라는 육아휴직 기간이 있었지만 복직을 생각하며 그 기간 동안 조바심이 컸다. 아이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잘 안되면 어쩌나 걱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언어 발달은 물론 성장 등 모든 것들을 지배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쉼 없이 말을 걸고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
일부 워킹맘 아이 중에서 보모를 엄마로 착각하는 아이들이 있어 눈물짓는 모습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상진이는 잘 성장해 주었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 어린이집 교사와 우리를 지치게 만들 때도 있다. 특히 책읽기는 아이 언어 성장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혼잣말로 책에서 읽었던 문장들을 대내이거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러 이야기도 구성한다. 일부 어린 아이들이 욕설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아기 때의 그 예쁜 모습을 어디에 다 잃었나 싶어 안타까울 때도 있다.
예쁜 언어를 쓰도록 도와야 할 책임, 부모에게도 있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어렵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 참 안 되는 일이지만 말이다.
무럭무럭 자라는 우리 아이, 이런! 이젠 수다쟁이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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