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저장소 ‘예소 아카이브’를 아시나요?
삶의 저장소 ‘예소 아카이브’를 아시나요?
  • 최현옥
  • 승인 2019.07.0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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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의 기록물이 수집되는 거점 되고파
예소 아카이브 노영미 대표.
예소 아카이브 노영미 대표.

아카이브 : 기록물, 기록 보존소, 기록을 보존하는 일.’

장항 맛나로 거리를 걷다 ‘예소’라는 작은 간판을 보고 들어선 전시실. 이름마저 생소한 ‘아카이브’라는 팻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60·70년대 흑백사진과 사진첩, 사진 촬영 도구들이 전시돼있어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곳은 우리의 소박한 생활문화와 관련된 기록을 생산하고 수집, 보존하며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밝은 미소로 맞이하는 예소 아카이브 노영미(49, 장항읍) 대표의 말이다.

노영미 대표는 한국전통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가 민속학을 접하게 됐다.

민속학이 기존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일상문화를 기록하는 일임에 가치를 발견한 후 민속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장항에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개인 아카이브를 개소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5월 ‘장항 6080 뉴트로 여행 만끽’축제 때 세부 행사로 참여한 ‘사진사의 사진첩’이다.

일제강점기 해방 전후기에 장항지역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던 노희선, 김남용 사진사의 개인 사진이다.

예소 아카이브
예소 아카이브

전시실 벽을 빼곡히 채운 흑백사진.

노영미 대표의 설명이 없었다면 ‘그냥 흑백 사진이네.’ 하고 쓱 지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사진에 대한 설명을 하나하나 듣다 보니 과거 사진사는 현재의 사진사들처럼 스튜디오가 없어 야외 사진 촬영을 위해 조경기술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지금의 포토샵처럼 사진 합성과 수정이 가능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이외에 결혼문화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사진관 2층에 자연스럽게 예식장이 생기게 된 배경까지 듣게 됐다.

노영미 대표는 “한 개인의 사진에는 개인의 삶만 있는 것이 아닌 지역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개인의 사진기록으로 장항의 역사와 한국 사진사를 동시에 읽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개인의 일기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서천의 기록이며 고유의 가치를 가진다.”며 “이런 개인 기록물은 공적 가치를 지닌 미래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소멸되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수집과 보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영미 대표는 “서천군에서도 민속 아카이브에 관심을 갖고 미래유산이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천의 기록 자원을 수집하는 ‘민속 기록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예소 아카이브
예소 아카이브

노영미 대표는 현재 한국의 혼례 문화 연구를 위해 사진과 동영상, 음원, 문서로 된 기록을 전국적으로 수집하고 보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 지역 연구자로서 서천전통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마을 공동체 문화와 모시재배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최근에는 국립민속박물관 주관으로 개최한 세계민속콘텐츠 공모전에서 한 가정의 제사문화에 대한 단편 다큐를 출품하여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6월 개최된 제2회 고창농촌영화제에서 ‘태모시’ 영상물이 상영되기도 했다.

“예소 아카이브가 지역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수집되는 거점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노영미 대표.

예소가 개인 연구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주민주도형 민속 이야기의 장이 되길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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