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적, 기차를 타기 일주일 전부터 잠이 오질 않았다. 서울 가는 날 새벽, 어머니가 삶아 주신 계란과 평상시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음료수를 챙겨 기차역으로 향했다. 그렇게 출발 시간이 한 참 남은 장항선 서울행 비둘기호에 몸을 실었다.
기적소리를 내며 출발한 기차는 제대로 내달리지도 못하고 다음 역에 정차했다. 그렇게 지금의 마서면 삼산리에 있던 ‘삼산역’ 과 판교면 지석리 인근에 있던 ‘기동역’을 지나 지금의 판교역을 지나면 서천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출발한 기차는 심동터널을 지나 대천군 주산면의 ‘주산역’ 그리고 ‘간치역’을 지나 웅천역을 향했다.
십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서천사람들은 간이역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931년 장항까지 기차노선이 개통된 이후 2021년 지금까지 보령시 웅천읍 웅천역부터 서천군 마서면에 위치한 장항역까지 단선전철로 유지되어 90년의 세월 동안 간이역에서 열차가 서로 엇갈려서 지날 수 있도록 한없이 기다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장항선 선로구간은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1~2020년)에 신창~대야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이 반영되어 2017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현재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6~2025년) 계속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서천을 지나는 선로가 있는 웅천 ~ 대야 구간은 단선전철로 결정되어 지역민의 상실감이 매우 큰 상황이다.
장항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호남선 및 전라선 화물 물동량의 장항선 우회수송에 따른 경부선의 선로용량을 경감시키는 효과와 서해선, 익산~대야 복선전철 등 운송효율 증가 및 철도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유부도 습지, 서해안 갯벌 등 수도권 방문객의 교통 편의를 크게 증대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지난 14일 전국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 2021년 제3차 임시회에서 ‘장항선 전 구간 복선전철화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충남도와 서천군의 현안인 장항선 전 구간 복선전철화 완성을 정부부처에 건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는 양금봉 충남도의원이 제328회 임시회에서 ‘장항선 전 구간 복선전철화 조기개량 촉구 건의안’ 대표발의를 통해 멈춤 상태였던 장항선 전 구간 복선전철화 완성에 대한 불씨를 재 점화시킨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3선의 우리 동네 국회의원은 요즘 원내대표에 출마했다고 한다.
철도 계획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를 감사하는 국토교통위원회 위원까지 하신 분이 진작부터 관심을 쏟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크다.
지금은 기획재정부를 감사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이시니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지역구 현안이 산적하다.
중앙정치 자리욕심보다 지역구 민원부터 챙기는 정치인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