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천에 운하가 필요한가?
지금, 서천에 운하가 필요한가?
  • 조동준
  • 승인 2022.08.31 23: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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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준 전 서천군의회 의장
조동준 전 서천군의회 의장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침수피해를 입었고, 수십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반지하 방에서는 장애인 가족이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일이 서울이라는 대한민국 수도에서 벌어지기도 하였다.

물은 인류 문명의 발전과 그 맥을 같이 할 만큼 소중한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 이렇게 우리 인간들에게 커다란 아픔을 주기도 하는 그런 존재이다.

지금 서천군에 때 아닌 ‘운하건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선거기간에도 ‘운하’ 이야기가 회자되긴 했지만 ‘설마’라고 생각할 만큼 생경한 일인지라 ‘그냥 생각만 하고 말겠지’라고 치부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설마’가 아닌 상황으로 가는 것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군의회나 시민사회, 주민들로부터 다양한 논의들과 대응이 있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 최소 3천억(대부분 그보다 훨씬 더 들어간다고 예측한다)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고 그에 따른 파장과 영향을 생각할 때, 아무리 자치단체 수장인 군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하더라도 우리 서천군의 ‘대역사(?)’가 될 일을, 원하는 결론을 만드는데 익숙한 용역 회사의 손에만 맡겨 놓을 수 없는 일이다.

원체 ‘운하건설’이 뜬금없고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 않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므로, 필자는 우선 몇 가지 측면에서 지금, 서천에 운하가 필요한가 짚고자 한다.

우선 ‘운하’는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에 4대강 사업과 대운하 건설이라는 명목하에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은 것이 우리에게 그나마 익숙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근대 유럽에서 철도가 발전하기 전 도시와 도시간의 물류, 이동을 위한 배를 띄우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수로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고대의 운하는 식수와 관개용수를 위해 개발되긴 했지만, 주로 배의 이동을 위해 건설되었다.

산업혁명을 거치며 유럽과 미국 등에서 운하 건설은 전성기를 이루었지만 철도, 자동차의 발달 등으로 운하건설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경인운하가 있지만 이 역시, 물동량의 부족 등으로 당초 운하의 목적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듯 운하는 그 목적이 분명하다. 물류 이동을 위한 뱃길과 함께 일부 치수(治水)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얘기되고 있는 길산천과 판교천을 잇는 수로의 기능은 이러한 운하의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 군은 민선 8기 공약으로 ‘수로를 통해 소형선박이 교통하는 수변 관광 도시화’라고 밝히고 있다. 물류는 가능하지 않고 교통수단으로 이 수로를 이용하기 만무하니 ‘소형선박이 교통’한다는 건 관광 유람선 정도로 보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수변을 정비해 친수공간으로 활용하는 정도로 생각한다.

‘어림잡아’ 최소 3천억이라는 국가예산을 쏟아 붓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되는 것인데, 단순히 유람선을 띄우고 수변 친수공간을 조성하라고 막대한 국비를 줄 수 있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아할 따름이다. 서천의 북부와 서부지역, 보령 등의 숙업사업이었던 ‘판교지구 다목적용수사업’의 경우 정부의 예타사업으로 선정되고 2천여억의 사업비가 확정되기까지 20여년이 걸렸다.

물론 배를 띄울 만한 수량의 확보와 기존 길산천과 판교천 물을 이용하는 농업용수 기능, 금강호에 대한 영향 등등 수없이 많은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정말 답이 없는 일이다. 이 수로가 생겨 길이 끊긴다면 마서와 장항은 다리로 연결된 거대한 섬이 된다.

김기웅 군수는 금강해수유통 대응과 관련해 마치 대안처럼 길산천-판교천 수로를 얘기하고, 서천 앞바다의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묘책(?)’처럼 언급했지만 그의 수로는 서천을 ‘수변 관광 도시화’하는 것으로 전혀 달리 제시되고 있다.

이러다 정말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할지 모르겠다. 김 군수는 언론사 간담회에서 “전 세계를 다녀봐도 도심지로 수로가 흘러야 잘 산다는 것이 제가 항상 보고 느낀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연하다. 인류 문명은, 아니 최소한 현대사회 이전은 ‘물’이 도시발달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인류 4대 문명도, 전세계 큰 도시들도 큰 물길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해 왔다. 이러한 점은 굳이 전 세계를 다니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에 있어 다양한 교통 수단·도로망의 발달과 치수(治水)의 발전으로 도심지 수로가 도시발전의 절대 요소는 아니다.

서천이 그렇다. 이제와 서천군이 길산천-판교천 수로를 중심으로 하는 ‘수변 관광 도시화’로 변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가? 가능한 것인가?

김 군수 본인이 관련 사업(선박회사)을 하고 있어 착안된 단순한 발상이라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 서천은 충남에서 지방소멸 위험지수가 가장 높다. 지역 경제의 침체도 심각하다. 김 군수는 기업인 출신으로 ‘경제군수’를 표방했다. 서천 군정이 하루라도 빨리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대응하기 위한 실질 대책을 강구하고, 장항산단을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우량기업 유치, 기존 관광지를 중심으로 관광의 활성화 대책을 모색해 나가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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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2022-09-02 14:30:04
재정자립도도 낮은 서천군이
군수하나 잘못 뽑아사 삼천억 날리게 생겼다
지금 이때에 운하가 왠말이냐.....
김기웅 군수...... 주민소환 안당하려면 군민의 소리를 들어라

솝베리 2023-07-06 10:04:47
관광 수리시설에 최고 운하 빨리 건설해주세요
전국에서 특색있는 시설로 관광객으로 넘쳐날것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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