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처럼 꼬여버린 남북관계
꽈배기처럼 꼬여버린 남북관계
  • 임재근
  • 승인 2011.02.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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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집권 4년차, 남북관계를 되돌아본다.

2005년 10월 5일, 나는 인천발 평양행 비행기에 올랐다.
2000년 남측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두 정상들이 합의한 6.15공동선언의 효과를 직접 몸소 체험하게 된 경험이었다. 내가 평양에 가게 된 것은 특별한 임무를 맡거나,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광복60년 기념 평양문화유적 참관”이란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평양에 다녀온 것이다.

사실 그 당시 평양에 갈 수 있는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평양문화유적 참관”이란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부터 준비되고 홍보된 사업이 아니라, 급변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조금은 급하게 추진된 사업이었다. 그리고 1박 2일 이긴 하지만, 평일 일정으로 여행을 가려면 직장 다니는 사람은 휴가를 내야하고, 백만원에 달하는 비싼 비용도 지불했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다행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통일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한 터라 정보를 빨리 접할 수 있었고, 그래서 평일시간이 조금은 자유로웠다. 그리고 더욱 다행인 것은 직장을 다니며 모아놓은 돈이 아직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실 나에게 비용이 문제되지는 않았다.

- 현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사무처장
분단 60년 동안 막혀 있던 북녘 땅을 가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은 비행기 값에 숙박비, 식비 등을 더해 견적내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분단된 조국에 살고 있는 20대의 한 평범한 청년이 북녘 땅에, 그것도 북측의 수도인 평양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비행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이 보일 때까지 실감할 수 없었다.

평양방문기를 쓰려는 것은 아니다. 너무 서두가 길었다.
분단 반세기 만에 성사한 남북정상회담이 분단된 우리 민족에게 안겨준 변화는 정말 혁명적이었다. 북에 대한 인식이 변했고, 책과 잡지, TV에서도 통일문제와 북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금강산 관광은 활성화되어 학생들의 수학여행지가 되었고, 2007년 12월에는 개성관광도 가능해졌다.
나는 2004년 여름부터 통일운동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하였고, 그러다보니 나 또한 시민들을 모집하여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을 몇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대전지역의 중소기업인들과는 현장을 실사하고,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6.15공동선언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었고, 통일의 가능성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남과 북은 서로 견제했고,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초기, 그 동안 남과 북이 화해를 위해 잡고 있던 손을 풀어 북을 향해 ‘비핵개방 3,000’이라는 잽을 날렸다.
이렇게 한번 놓쳐버린 손은 쉽게 잡혀지지 않았다. 2008년 7월 11일,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총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되었고, 그해 12월엔 개성관광 마저 닫혀버렸다. 남과 북은 사건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상호신뢰가 깨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5월에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참여 한다고 공식발표하며 남북관계 파탄에 훅을 날렸다. 지난 해, 2010년 남북관계는 천안함 문제, 연평도 사건 등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꽈배기처럼 꼬일 대로 꼬여버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 ▲ MB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꽈배기처럼 꼬여버렸다.

너무나 차갑게 얼어버린 남북관계. 나는 8년 째 대전․충남지역 통일운동단체에서 활동해 오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 정부 들어 통일단체들에게 흉흉하게 덮쳐왔던 공안탄압이 나에게도 닥쳐올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는 정부의 반북대결정책으로 남북관계가 점점 얼어붙고, 극단으로 치닫는 걸 지켜봐야 할 때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가 통일운동에서 ‘봄날’이었다면,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통일운동은 ‘혹한기’이다. 봄날과 같이 6.15공동선언과 함께 찾아온 훈훈한 남북관계는 더욱 뜨거워져 여름을 거쳐 통일의 결실을 거두었어야 하건만 이상기후현상으로 MB풍 혹한기가 찾아온 것이다.

지난 22일, 통일부는 이명박 정부 집권 3년 동안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정립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자평해서 나는 정부와 통일부의 뻔뻔함에 놀랐다. 하지만 지금 나는 통일의 봄기운을 느끼고 있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 이제는 그 겨울을 벗어나 밤바람에서도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남북관계를 꽈배기처럼 완전히 꼬아놓은 장본인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꼬인 남북관계의 실마리를 스스로 풀지는 않더라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 것처럼, 반북강경정책을 펼쳐왔던 현 정부의 임기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것은 사회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고로 나는 “MB에게 빼앗긴 통일의 봄은 온다.”는 희망을 갖고 MB정부의 남은 임기 2년을 통일의 봄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마음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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