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한 남성이 소화기를 이용해 건물에 난 불을 끄고 있다.
잠을 자다 연기냄새에 깬 이 남성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장산로에 거주하는 39세 조성훈(보스포러스 레스토랑 대표)씨.
지난 3월 24일 금요일 새벽 3시쯤 잠에서 깬 조 씨는 인근 횟집에 연기가 자욱한 모습에 화들짝 놀라 자신의 집에 비치된 소화기 2개를 들고 뛰어 화재 초기진압을 하며 신속히 119에 신고, 화마로부터 이웃의 가게를 지킬 수 있었다.
라온제나 음식특화거리라고 불리는 이곳 거리는 금강과 맞닿아 바다를 낀 마서면~장항읍을 오가는 외곽도로로, 건물 대부분이 상가로 실제 조 씨처럼 가게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날 조 씨는 잠결에 쾌쾌한 냄새를 감지하고 옥상으로 나가 근처에 있는 횟집에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지체 없이 달려가 화재를 진압하는데 일조했다.
조 씨의 신고로 119 구급대와 소방차 등 5대가 출동해 화재는 1시간 여 만에 진화됐다.
해당 횟집 관계자는 “화재는 수족관으로부터 발화됐고, 다행히 조 씨의 신고와 초기 대처로 큰 피해를 입지 않게 됐다”, “든든한 이웃이 있어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조 씨의 이러한 선행이 뒤늦게 회자되며 “이러한 선행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이웃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몇 해 전 일어난 장항농공단지 내 자동차부품공장 일대 화재와, 조 씨가 운영하는 보스포러스 레스토랑과 마주한 양어장 인근 비닐하우스 화재 등 도 조 씨의 발 빠른 신고가 이웃들의 재산을 지키는데 도움을 줬다.
이번 화재 진압과 관련해 조 씨는 오른쪽 팔뚝에 부상을 당해 지금까지 정형외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또다시 이웃의 화재에는 “두 팔 걷어 올려 돕고 싶다”고 전했다.
조 씨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지역 안팎에 안타까운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돼 마음이 아프다”며 “작은 용기지만 화재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서천소방서는 아직까지 감사한 인사나 표창은 따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