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유적 요로(燎爐) 발견 관심사, 천제 지내던 왕실과의 연결성 배제 못해

목곽고는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로 제사 물품 등을 땅속에 저장하기 위해 만든 지하식 저장창고다.
특히 이번 발굴된 목곽고는 가로 4.8m, 세로 4.6m, 잔존깊이 3.5m 내외로 규모면에서 그동안 발굴된 백제시대 목곽고(7~8기) 중 가장 크고 서해안지역에서는 최초로 발견돼 백제시대 제사유적에 대한 귀중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시기도 4~5세기 말(한성말~웅진초) 제사유적으로 추정돼 왕실 및 왕이 파견한 지방관(담로)이 천제를 지내기 위해 조성한 보존가치가 높은 제사유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큰 관심사다.
서천군은 17일 시초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사적 제473호 서천 봉선리유적 발굴조사 학술 자문회의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1차 발굴과 관련된 결과를 발표했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당시 자연환경 및 생활상을 반영할 수 있는 토기류와 동.식물 유존체, 목기류, 고배, 삼족기, 기대 등이 발굴돼 백제시대 제사유적에 대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목곽고 주변의 제사를 위한 지원시설부지는 흙을 성토하여 대지를 조성한 인위적인 흔적이 넓게 확인됐다.
이밖에 목재 농공구, 박, 복숭아, 밤 등의 씨앗류와 멧돼지 이빨과 큰 포유류의 턱뼈, 다리뼈 등이 함께 출토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발굴단 관계자는 “이번 발굴된 목곽고는 서해안 최초의 목곽고로 제의용기의 출토빈도가 높은 점과 전복.굴.조개.고둥과 같은 패류가 출토된 점이 이채롭다”며 “현재까지 왕실 및 당시 지방관이었던 담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낸 제단으로 연결되는 유적과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발굴현장을 찾은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박순발 교수는 “이번 발굴된 봉선리 제단유적은 ‘천제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교수는 “봉선리 제단유적에서 제물을 태운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도록 만든 요로(燎爐)가 발견된 것은 ‘천제단’일 가능성을 높이는 직접적인 단서가 되고 있다”며 “패혈정도가 낮고 지상화된 구조가 아닌 만큼 상시적인 제사를 지냈던 제사유적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