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고 다닌 게 편하제…‘희망택시’ 참 좋아!”
“택시타고 다닌 게 편하제…‘희망택시’ 참 좋아!”
  • 윤승갑
  • 승인 2014.05.19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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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희망택시’ 오지마을 주민 교통불편 해소 일등공신
면단위~읍내까지 1,300원, 면단위~면까지 100원이면 ‘OK’

▲ 희망택시를 매일 같이 이용하는 마서면 옥북2리 마을 고령인들이 택시 안에서 활짝 웃고 있다.
(뉴스스토리=서천)윤승갑 기자=충남 서천군 마서면 남상마을 백봉연(86.마서면 옥북2리)할머니는 요즘 읍내에 갈 때마다 마음이 편하다. ‘희망택시’ 덕이다.

마을에서 읍내 전통시장까지 7km 남짓한 거리지만 ‘희망택시’가 운행되기 전까지 버스를 타기위해 큰 길까지 20~30분은 걸어야 했다.

지금은 갈 때 올 때 1,300원 주면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 여간 편한 게 아니다.

‘몸이 불편에 병원엘 자주 다닌다’는 같은 마을 박금열(81)할머니 역시 ‘희망택시’로 읍내 병원을 편하게 오고 간다.

“옛날에는 한적골 가는 버스타고 큰 길에서 내려 걸어 다녔제. 아침에는 그러니깐 차탈 욕심으로 갔는데 올 때는 힘들어서 몇 번 쉬었다 오고 그랬어~. 지금이야 기사님이 여기까지 와서 싣고 가서 장보고 다시 태워다주니 좋아.”

박 할머니는 “우리 아들이 텔레비전서 이 얘기 듣고 박수 쳤어~. 기사 양반이 점잖 허고 시상 편하제…”라고 말했다.

서천군이 2013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희망택시’는 버스가 안다니는 오지마을 23곳에 25대가 운행 중이다. 마을당 1대 꼴인데 두 곳은 마을이 분리돼 있어 두 대씩 운행한다.

‘희망택시’는 매주 월, 수, 금요일 3일 운행하는데 대개 장날에 맞춰져 있어 마을별로 이용하는 장날에 따라 운행요일이 차이가 있다. 토요일이 장날이면 그 때도 운행한다. 한 달 시간표를 짜 그대로 운행하고 있다. 이용하는 주민이 많으면 여러 번 운행한다.

▲ 마서면 옥북2리 고령인들이 희망택시를 타기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서면 옥북 2리 ‘희망택시’를 모는 장천일 씨는 오전 7시 30분 마을회관에서 출발하고 11시 30분 장보기와 병원진료 등의 볼일을 마친 주민들을 싣고 마을회관으로 돌아온다. 그는 “한 달 운행하면 25만 원가량 버니 돈은 얼마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들이 물건 많이 들고 버스타고 또 한참을 걸어오려면 힘든데 모셔다 드리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남상마을에서 읍내까지는 8km남짓으로 택시로 10분정도 거리다.

“타는 분들 고정적이에요. 젊은 사람들은 없어요. 노인들은 집에 차도 없고 자식들도 나가있고 해서 병원가거나 시장갈 때 주로 이용합니다.”

이 마을서 희망택시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10명 안팎이다. 대부분 80세를 넘긴 고령인들이다.

‘희망택시’는 주민들이 직접 선택한다. 평소 이용한 택시 중 친절한 택시를 선택하도록 했다. 법인택시나 개인택시 상관없이 맘에 안 들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했다.

‘희망택시’ 이용주민들은 읍내시장까지는 버스요금에 준하는 1,300원, 마을에서 각 면까지는 100원을 요금으로 낸다. ‘100원짜리 희망택시’로 불리는 이유다.

혼자 탈 때나 여럿이 탈 때나 개인당 요금은 똑같다. 나머지 요금은 운행하는 거리를 미터요금으로 계산해 군이 그 차액을 보전해준다. 마을에서 이용하는 시장이 멀거나 운행 시 탑승인원이 적으면 군의 지출예산은 그만큼 많아진다.

장씨가 한 번 운행 시 받는 요금은 8,600원 가량이다. 때문에 4명이 타면 주민들이 5,200원, 군이 3,400원을, 1명이 타면 탑승자가 1,300원, 군이 7,300원을 낸다. 기사는 운행 장부에 승객 이름 등을 기록해 이장에게 청구한다.

서천군은 ‘희망택시’ 운행 첫해 6,000여회 운행에 8,500여만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희망택시’를 입안한 서천군 생태관광과 정해민(전 교통담당) 헬스투어 담당은 “서천군에 농어촌버스 26대가 운행되고 있는데 승객은 줄고 운송원가는 계속 증가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가 다니지 않는 마을주민들의 이동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법적인 문제로 시행하지 못했고, 작은 버스 도입도 고려했지만 비용 면에서 희망택시가 효과적일 거라는 분석결과가 나와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 서천군 희망택시 입안한 정해민 담당.
<인터뷰> ‘희망택시’ 입안한 정해민 담당
“오지마을 주민 이동권 해소, 희망택시가 제격”

-서천군의 버스문제는 뭐였나?
▲서천군에는 농어촌버스 26대가 운행되는데 승객감소와 운송원가 상승으로 한해 20억 원 이상을 버스회사에 지원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교통편의 증진을 위한 당연히 여러 가지 정책을 입안해 2013년 7월 1일부터 단일요금제, 2014년 1월부터 무료환승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로여건이 너무 안 좋아 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마을들이 있다. 그 주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최소 30분에서 40분을 걸어야 했다. 희망택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다.

-반대의견은 없었나.
▲큰 문제는 없었다. 농어촌버스가 다니지 않는 마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버스업체의 반발도 없었다. 또한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

-어떻게 운영되나.
▲그때그때 콜 하는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운행하는 것은 대중교통법에 걸렸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23개 마을 주민을 개별 면담해 이동패턴을 조사했더니 출타시간이나 장소가 마을별로 거의 동일했다. 이를 토대로 한 달 시간표를 만들어 냈다.
희망택시 노선은 면과 읍 두 가지 코스로 운영한다. 아침 7시 40분에서 8시 사이 마을회관을 출발해 볼일을 보고 11시 30분에서 1시 사이에 귀가하면 된다. 주민이 많을 땐 2번 운행하는 식이다. 해당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데 차가 있는 분이나 젊은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는다.

-서천군을 벤치마킹하려는 지자체들에게 조언 하자면.
▲많은 지자체가 100원 택시공약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100원이라는 금액에만 주위를 기울이면 안된다. 여건이 같지 않으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택시 거점 대기소가 필요한데 서천은 6곳이 있다. 이곳이 마을과 가까워야 한다. 택시가 마을까지 가는 거리가 멀면 감당하기 힘들다.
서천군이 애초 7,000만원을 예상했던 서천군 예산이 8,000만원으로 늘어난 것은 마산면 때문이다. 부여와의 경계에 있는 이 마을은 부여 홍산면에서 택시가 와야 그나마 비용이 적게 든다. 이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있어야한다. 가격 착시현상에 속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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