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근 공식 일정상 각기 다른 행사에 참여하거나 각자의 정치행보를 보여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에서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지난 14일 오후 6시에 발표된 일본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이틀이 지난 16일 오후까지도 문재인 당 대표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고, 특히 이날 오전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조차 아베 담화에 대한 야당 대표로서의 입장은 별도로 밝히지 않아 이같은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반면, 이종걸 원내대표는 15일 ‘아베 담화, 반성 없는 말의 성찬’이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일본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는 관심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는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세계 각국 시민들, 지식인들의 요구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담화를 언급하는데 그친 간접화법은 전체 담화의 의도와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이번 담화로 일본 아베정권이 스스로 사죄하고 반성할 수 있는 양심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어 “자신들이 행동으로 부정하고 있는 과거의 사과와 반성을 확인할 뿐인 아베담화는 말로서 아시아 시민을 기만한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반성 요구를 외면하면서 한일관계 개선과 양국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드러냈다”고, 한국정부를 대하는 일본정부의 인식 수준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나아가 “일본 아베 정권은 미래를 위한 길이 아니라 과거의 길을 택한 것”이라며 “사과와 반성이 없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전쟁국가 일본으로 가는 시작으로 보여 무척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중국 외교부 논평과 관영 신화사 통신의 보도, 일본 사민당 당수 요시다 타다토모와 생활당 오자와 이치로 대표 등이 “아베 담화 속에서 전쟁 이전의 시대로 회귀하고 싶은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고 아베 담화를 비판한 내용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다시 “아베 정권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대전환이 아니라 퇴행을 선택하면서 이제 역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며 “지금 일본이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길은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와 반성뿐이라는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일본과의 과거사 정리에 있어 우리나라의 입장과 요구를 확고하게 대변했다.
중국과 일본 야당들은 일제히 아베 담화에서 ‘다음 세대에 사죄의 숙명을 지울 필요는 없다’는 대목을 두고 “아베가 잔혹했던 침략 식민통치의 과거사를 대충 털고 가겠다는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맹렬히 비판했는데, 이종걸 원내대표가 “일본이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길은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와 반성뿐”이라고 단정한 것과 일치한다.
이처럼, 아베 담화를 놓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일 관계 계선에 있어 필요한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는 “수권야당의 당수로서 16일 기자회견에서조차 입장 표명이 거의 없이, 자신의 대권행보에만 집착한 나머지 ‘집권비전 선포’에만 몰두하지 않았느냐?”는 여의도 정가의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