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가 추가돼 경찰의 추적을 받아온 한상균 위원장의 피신을 놓고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계사를 협박하는 듯이 발언한 내용이 논란을 야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측은 19일 서청원 최고위원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과 관련 “(범죄자 은익 행위로) 불교계가 크게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조계종 대변인 기획실장 일감스님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고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 종교 내부의 문제에 간섭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서청원 최고위원의 진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조계종은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비판했다.
일감스님은 또한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로참회와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다”며 “종교인들을 폄훼하고 나아가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은 1700년 역사를 가진 종교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일감스님은 또한 “국가와 정치권력이 종교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감스님은 다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내 진입에 대해 우리 종단과 조계사 대중들은 매우 고심하며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여러 다른 목소리가 있어 더욱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사실상 한상균 위원장의 신변보호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의 발단은 서청원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테러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도, 이에 이어 “다른 하나는 지난 주말에 불법시위를 주도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종에 은신해 있다. 그는 떳떳하게 사법당국에 나와야 한다”고 발언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어 “그것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합당한 행위다. 조계종의 종교지도자들에게 부탁의 말씀드린다”면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법자이기 때문에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줘서는 불교계가 크게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이번 민중총궐기에 대한 불교계의 반응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에 더 나아가 “불교계 조계종 지도들께서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설득해 경찰에 출두하도록 하는 것이 종교인의 떳떳한 역할”이라며 “조계종 불교계 지도자들에게 간곡하게 민주노총위원장을 설득해서 경찰에 출두하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고 말해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고심하고 있는 불교계 인사들의 결정에 간섭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한편, 이와 같은 정교간 논란에 대해 ‘조계사’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은 이날 오후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서청원 의원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