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국민으로서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는데..
반기문 총장 “국민으로서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는데..
  • 박귀성
  • 승인 2016.05.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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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결의안 뭉개고 국내정치 뛰어들 수 있을까?

(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어제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결의안에 개의치 않고 대선을 시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망론’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방한 첫날인 지난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 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 시사’를 의미함으로써, 국회 여야 정치권은 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과연 반기문 총장은 유엔(UN)의 회원국들간에 채택한 결의안을 무시하고 이와 같은 ‘반기문 대망론’을 실천해 옮길 수 있느냐? 여부다. 일단 UN결의안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사무총장은 여러 정부의 비밀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회원굴들이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해서는 안 되며, 사무총장 자신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 마련된 관훈클럽초청 회견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물론 이 UN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지켜야할 금도를 강력하게 시사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선 반기문 총장이 무시하고 대선 행보를 보이기에는 다소 껄끄러운 면이 없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반기문 총장이 대권 행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자 제주 현지에 모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 정치권 인사들이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반기문 대망론’이 나돌기는 했지만, 반기문 총장의 이날 발언은 정계로부터 “올것이 왔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예상보다 수위가 강했다”는 ‘의외’라고 놀라는 반응도 튀어 나왔다.

이날 오후 반기문 총장의 ‘대선 시사’ 발언이 있은 직후 열린 제주포럼 환영 만찬회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총장은)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고, 애국심도 투철하신 분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는 충청 출신들이 먼저 일어난 사례가 많다”고 ‘충청 대망론’도 꺼내 들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또한 “반기문 총장이 일반론을 말씀하신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흥미진진하게 지켜봐야겠다”고 말해 사실상 ‘반기문 대망론’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만찬장에서는 같은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을 반기문 총장에게 주지하려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여권 내에서 반기문 총장을 염두에 둔 ‘충청 대망론’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만찬 현장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전언에 의하면, 반기문 총장과 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았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만찬 도중 잠시 반기문 총장 옆으로 옮겨 앉아 약 5분 정도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는데, 정계 인물 중에 반기문 총장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것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실상 유일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포럼을 주최한 주역으로서 반기문 총장의 대권 출마 시사에 대해 “만약 결심하시고 출마하신다면 반드시 당선되실 수 있도록 돼야 한다”면서도 “본인의 역할을 고민하신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기다려봐야 한다”면서 향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또한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반기문 총장의 대권 도전 시사 발언은) 가능성을 열어두신 것이라고 본다”면서 “국제사회에서의 그동안의 경험과 지혜, 자산을 대한민국을 위해 쓰신다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민경욱 원내대변인도 “예상보다 강한 수위여서 놀랐다”면서 “(반기문 총장의 대선 도전 시사 발언이) 표현은 완곡했지만, 자신의 권력 의지를 충분히 펴서 보인 화법이라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민경욱 대변인이 지난 1991년 KBS 공채 18기 기자 생활 출발로 2012년에는 제39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을 거친 경력으로 분석한 반기문 총장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각별하다.

한편, 반기문 총장의 대권시사에 대해 여권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지난 20대 총선 참패로 침체됐던 당 분위기가 다소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마치 반기문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퇴임과 동시에 새누리당에 입당이라도 할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이 향후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일 것인지는 예단하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여권의 적지 않은 인사들은 반기문 총장 방한 일정 내내 반기문 총장의 주변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총장이 여권인사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과 향후 반기문 총장이 대선가도를 걷게 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미리 낙점이라도 받아두겠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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