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자신이 있는 한 전략공천은 단 한명도 없다”고 공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하루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주장하는 전략공천과 자신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공천제) 경계를 가뿐하게 넘나들었다.
김무성 대표는 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유승민 의원의 (20대 총선 후보) 공천 전혀 어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했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한 유승민, 한선교 의원의 공통점은 한때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당시인 2004년에 주요 당직을 맡았던 ‘친박’이었지만, 대선주자로 나선 현재 시점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에서 제외된 인사로 치부된다.
김무성 대표와 함께한 유승민 의원과 한선교 의원의 이날 만남은 물론 조문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겠지만, 최근 이 지역이 대구·경북이라는 정치권 이슈 안에서 보면 결코 조문만으로 끝날 것도 아니다.
특히 최근 짬짬이 이어지는 청와대발 정부각료와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의 사퇴 릴레이는 이곳 대구·경북의 현역들에게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출발하는 ‘대구·경북 물갈이론’은 현재 이곳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이 친박계로 대거 물갈이 될 것이라는 예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미 정부 고위 공직자와 청와대 참모 출신 5명의 실명이 거론된 상태고, 향후에도 대구·경북 지역구에 이런 식의 ‘꽂기’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은 내년 4.13 총선을 불과 5달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좌불안석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구 경북 현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게 될 전략 공천 가능성에 대해 이지역 전현직 의원들은 물론이고 당내 계파간 기싸움의 양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아울러 친박계 재선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유승민 의원 부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최근 여당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대구·경북 물갈이론’을 꺼내들었다.
조원진 원내수석은 “제가 초선일 당시에 대구 의원들 7명이 물갈이 됐다”면서 “이번 경우(내년 4.13총선)는 대구 시민들이 잘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윤상현 의원이 전날 같은 장소에서 공천과 관련해서 언급한 ‘대구경부 물갈이론’과 같은 맥락을 이루었다.
대구·경북 지역 물갈이 대상 의원들은 현행 당헌당규상으로는 실효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자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처럼 전략 공천을 하자는 말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 공천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유승민 의원이 어려울 일이 전혀 없다. 유승민 의원은 우리 새누리당의 아주 중요한 자산”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이보다 앞선 서울 강남의 강남구민회관에서 있은 특강에서 해당 지역구 김종훈·심윤조 의원을 치켜세우며 “전략공천을 해도 이런 분들만 하면, 내가 절대 반대 안 하겠다”며 “어디에서 이렇게 훌륭한 사람을 골라왔는지, 내가 참 박근혜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그간 자신이 주장하던 국민공천제를 일정 부분 접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가 주장하는 전략공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