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은 1879년에 초연됐던 원작 ‘불편한 진실’의 ‘노라’라는 개화기 신여성이 200여년이 흐른 뒤 구한말 신여성 ‘정희’라는 인물로 다시 태어나 허위 속에 감춰진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근대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사실극의 일인자 헨릭 입센의 대표작과 이 시대 최고의 연출가 최용훈이 만든 작품으로 원작의 배경을 한국 근대로 옮겨와 보편적 주제를 전달하는 노련함과 뛰어난 상징, 신랄한 풍자, 깊숙한 현실인식 위에 젊은 감각이 더해져 예술적 치밀함으로 가득한 무대를 선보이게 된다.
극중에서 정희는 동경에서 미술, 음악, 춤 등을 배우고 곧바로 경석의 구애를 받아들여 결혼한 ‘모던 걸’이다.
식산은행의 경성부 지점장으로 일하게 된 경석과 늘어날 산림에 한창 들떠 있는 정희 부부에게 불청객 형철이 나타나면서 결혼과 행복에 깃든 위선과 거짓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신여성이니, 모던 걸이니 그 모두가 허울이었습니다. 나는 그저 당신의 인형 안해였을 뿐입니다”
기존 억압된 삶에 탈피하고자 활동적으로 살아온 한국 개화기 여성 ‘정희’와 원작 ‘노라’의 모습이 잘 어울리도록 해 서구 번역극에서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을 없애 한국의 정서에 맞도록 구성됐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두 번째로 제작한 이번 공연에 많은 관람을 바란다”며, “새롭게 각색된 무대에서 고전의 가치와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문의는 보령문화예술회관(930-3510)으로 하면 되고, 공연 예약은 보령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http://art.brcn.go.kr)를 통해 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R석 1만원, S석 7천원, A석 5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