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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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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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 15번째 이야기

만3살 이상 취학 전 유아 자녀를 둔 가정의 99.8%가 사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 10명 가운데 4명은 유아 교육비 지출 부담을 이유로 추가 출산을 포기한 경험이 있고 1인당 사교육비가 16만4천 원 정도라고 한다. 이런 신문기사를 접할 때마다 사교육 지출비용에 대한 기준이 어디에서 나왔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내는 것 외에도 대부분 사교육 하나는 시키고 있다. 집에서 하는 학습지는 기본이고 인근 지역 문화센터나 시설에서 운영하는 미술, 과학, 창의력, 수학 등 그 프로그램도 참 다양하다.
정기적인 친구모임이 있는데 이곳에서 정보를 얻어 안 보내던 아이도 보내는 경우를 봤다. 내 생각은 보육시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사비를 들여 어린나이부터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프로그램이 학습중심이 아닌 놀이중심이라 아이가 좋아하니까 혹은 다른 사람들도 하니까 안 시킬 수 없어서,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질까봐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나 역시 사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다. 아이가 12개월 때 1년 동안 모 학습지를 시켰다. 그때는 첫아이라 집에 교구도 교재도 없던 차라 시작했다. 학습지 회사에서는 ‘이 교제는 학습이 아닌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중심 프로그램으로 아이의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준다’고 말했고 난 혹했다.
그리고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양치습관을 길러준다는 교구였다. 정말 그것만 있으면 아이가 양치를 잘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물론 상진이는 지금도 양치를 싫어한다. 아무튼 대부분 엄마들이 그런 착각에 사교육을 시작하는 것 같다. 저것만 하면 내 아이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들 말이다.

그러나 1년 동안 그 교제로 놀이하고 공부한 것은 상진이가 아닌 바로 나였다. 연령대에 맞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진이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아이는 이제야 그 교구와 교재를 이해하고 가지고 논다. 너무 이른 시기에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는 생각도 들었고 보육시설에 보내면서 굳이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 과감히 끊었다.

이런 나의 말에 친구들은 어린시기부터 본 것들이 있어서 교구를 잘 가지고 노는 거라고 말한다. 지난해 보육시설 교사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가지고 글자를 가르쳐도 되는지 의양을 물어온 적이 있다. 너무 이른 시기의 학습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거부했다.
나의 이런 반응에 친구들은 ‘이제 네 아들만 교사한테 소외 받는다’고 걱정을 해준다. 그러나 난 보육시설에서 학습이 없었으면 한다. 적어도 초등학교 전까지는 아이들의 놀이가 존중됐으면 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사교육을 열심히 시켰다는 부모의 말을 들어봐도 반응은 나와 같다.

끝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하며 부모의 불안을 자극하고 사교육을 부치기는 사회. 자연속에서 부모와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보다 더 좋은 학습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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