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순찰차 앞으로 통학버스 한 대가 멈춰서고 한눈에 봐도 행동이 부자연스러운 학생 한명이 어렵게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린 학생은 보령정심학교에 다니는 지적장애학생 이 모 군(21세, 지적장애 1급). 이 군은 순찰차를 보자마자 반갑게 손을 흔들며 최 경사와 인사를 나눈 후 순찰에 오른다.
순찰차는 3㎞ 정도 농로길을 달려 이군을 집 앞에 안전하게 내려 준 후 다시 순찰을 시작한다.이 군은 충남경찰청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장애학생 길벗 동행서비스' 고객 중 한명이다.
충남지방경찰청(청장 박상용)에서 실시하고 있는 장애학생 길벗 동행서비스가 장애학생들의 든든한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길벗 동행서비스 실시 이후 장애학생을 둔 부모들의 걱정이 사라지고, 학생들 또한 각종범죄와 사고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지역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장애학생들을 순찰차에 태워 집까지 안전하기 귀가시켜 주는 맞춤형 치안활동이다.
현재 도내 5개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 28명이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제공하는 길벗 동행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중 남학생이 9명, 여학생이 19명으로 대부분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충남경찰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충남도교육청과의 간담회가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장애 학생을 둔 맞벌이 가정의 경우 등굣길과 달리 하굣길에는 자녀를 데리러 올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군처럼 통학버스가 운행할 수 없는 시골 농로길을 혼자 걸어서 귀가하는 경우도 있어 자녀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충남경찰은 도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대상 학생들을 선정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같은 경찰의 길벗 동행서비스에 대해 장애학생 가족들도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군의 큰아버지는 “혼자 먼 길을 걸어오는 조카가 늘 불안했는데 경찰에서 이렇게 살뜰히 챙겨줘 마음이 놓이고 든든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여성청소년과 박신영 경사는 “장애학생의 경우 일반 학생에 비해 인지․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범죄 등 각종 범죄와 사고에 노출되기 쉽다”며 “장애학생들이 이러한 피해를 입지 않고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