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에는 ‘침략’과 ‘여성의 존엄이 상처 받았다’ ‘사죄’ ‘전쟁피해자들께 통속의 념’ 등의 키워드를 사용했는데, 이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동남아 등 당시 침략 전쟁 당사국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21세기를 바라보고 세계 속에서 일본이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며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전쟁은 1천만 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비참한 전쟁이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 전의 일본내 사정에 대해 “사람들은 평화를 추구하게 되고 국제연맹을 창설하는 등 전쟁 그 자체를 위법화하는 국제조류가 형성됐다”며 “당시에는 일본도 국제적 보조를 맞췄으나 그러나 세계 공황이 발생하고 일본 경제는 커다란 타격을 받고 국제적으로는 고립되었다”고 돌아봤다.
아베 총리는 나아가 “국내 정치체제로는 그 제동을 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일본은 세계적인 대세를 잃고 말았다”고 침략 전쟁의 원인을 되짚고 당시의 정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만주사변과 국제연맹 탈퇴 등으로 일본은 새로운 국제질서의 도전자가 되고 말았다”며 “결국 일본은 길을 잘못 선택해서 전쟁을 하게 됐다”고 당시의 전쟁에 대해 잘못된 역사임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아울러 “전후 70년 올해 국내외의 쓰러진 모든 사람들의 영혼 앞에 깊이 고개를 숙이고 ‘통속의 념’을 표함과 동시에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또한 20세기 여성의 존엄이 상처를 받았다”고 말해 위안부 문제를 애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아베담화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당초 ‘아베담화에 사죄와 반성에 필요한 표현들이 빠진다면 외교적으로 고립될 것’이라고 아베총리를 압박했던 언론들은 ‘필요한 키워드가 고루 들어있었다’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즉각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고 “아베 총리가 교묘한 표현으로 핵심 내용을 피해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