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깝다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계와 매우 닮은 천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추정된, 지구에서 거기까지의 거리는 약 200만 광년이다. 1광년은 빛이 진공 속에서 1년 동안 진행한 거리를 말한다.
그러면 우주에 이런 은하계가 몇 개나 존재할까? 정확한 건 물론 아니지만, 이것도 역시 1,000억 개 정도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숫자와 공간개념이 별 의미가 없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티끌만한 지구상에, 그것도 이 작은 나라의 충남 보령에 내가 살고 있는 거다. 존재 자체가 미미하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면서 큰 나무가 좋다. 성주산 왕자봉에 오르는 길에 만나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바위들이 전과 달리 위대해 보인다. 수 십, 수 백년 비바람을 견딘 그들이다. 100년도 못사는 인간은 참 왜소하다.
‘선심 쓰는 행동을 연구하는 분야’에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는 심리학자 ‘데니스 리건’은 하나의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 가운데 몇 명은 실험 관리자로부터 콜라 캔 하나를 선물 받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빈손으로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 관리자가 참가자 모두에게 복권을 제공했는데 선심선물로 콜라 캔을 받았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복권을 더 많이 구입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호혜효과’라고 일컫는다. 우리말로 하면 ‘네가 나를 대하듯 나도 너를 대하겠다.’는 의미다. 누군가 우리에게 뭔가를 주면 기묘하게도 우리는 그 사람과 고용계약을 맺은 느낌이 든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많이 해야 할 일이다. 주는 것은 행복을 안겨준다.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훨씬 황홀하다. 그것은 몰아(沒我)이자 고귀한 행위이고, 조그마한 선물을 통해 우정이 유지된다.
밤샘근무 후 낮에 자는 직업을 해오던 나는, 요즘 밤인데도 습관처럼 귀마개를 끼고 잠을 청한다. 그건 곧 잘 선택한 일임을 느끼는 건, 곧 옆집에서 고성과 살림 부수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으로, 잠들려는 이웃과 112에 허위신고를 하여 경찰을 괴롭힐 게 아니라, 고성 말고 작은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떨까? 공동주택에서 조용히 하는 것도 이웃을 위한 귀한 선물인 듯 하다.
아침에 눈 떠, 오늘 만나는 누구에게 어떤 선물(말)로 행복하게 해줄지 구체적으로 정해보자. 하루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