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하기로 한 것은 매우 다행”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헌법상의 책무이지만 당연한 일도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므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모두발언의 말문을 열었다.
문재인 대표는 “그런데 새누리당은 본회의에는 참석하되, 표결에는 불참하겠다고 한다. 소속의원들의 표결을 막아 법안을 자동 폐기시키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눈치 보기를 넘어선 완전한 굴종 선언이다. 국회를 유신시대, 유정회 국회로 퇴행시키는 일”이라고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본회의에는 참석하겠지만 표결은 불참하겠다고 결정한 당론을 질타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어 “여야가 합의했고, 새누리당까지 압도적으로 찬성하여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국회의 입법권을 회복하기 위해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입법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한마디에 새누리당의 입장이 180도로 바뀐다면 입법부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새누리당의 태도변화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문재인 대표는 나아가 “새누리당의 의원들이 그와 같은 부당한 당의 지시에 맹종한다면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존재 이유와 책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복종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따라야할 근거는 부당한 당명이 아니라 헌법”이라고 한껏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문재인 대표는 이에 덧붙여 “새누리당은 의결 결과를 좌우하는 과반수 의석을 가진 다수당이며, 여당”이라며 “그런 새누리당이 표결 이탈이 두려워서 표결 불참을 지시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그 지시에 따라 소신을 내팽개치고, 무기명 투표로 하게 되어있는 표결에 불참한다면 참으로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표는 다시 “우리 헌정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일로 기록될 것이며 또한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당하게 표결에 임해주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표는 끝으로 “친박, 비박 다투더라도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은 하시길 바란다”며 “국회의원 대다수가 찬성한 의결을 무시하고, 국회의 입법권 위에 군림하려는 대통령의 오만한 행태를 국회의 이름으로 함께 거부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새누리당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