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직업 특성상 교통사고의 참혹한 현장을 접할 경우가 많아 스스로 ‘이곳과 비슷한 도로에서 이런 저런 식으로 교통사고가 났었지’라는 생각에 방어적으로 운전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다행히도 지난 10년간 교통사고를 겪어 본 적은 없으나 운전을 하는 이상 언제든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다.
하지만 요즘 도로에 나가보면 교통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운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신호등이 황색등으로 변하는 경우 가속을 하면서 교차로를 먼저 지나가려는 차량은 자주 볼 수 있지만 황색등을 확인하고 정지선 전에 정차를 하는 차량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들보다 좀더 빨리 가기 위해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등을 했다고 치자 게다가 공교롭게 단속도 되지 않고 사고까지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자주 생긴다면 운전자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무감각해질 뿐만 아니라 이런 행위가 운전습관으로 굳어지게 될 것이다.
방향지시등을 사용하지 않는 위반은 사소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될 테고,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함에 따라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만약 황색등에서 적색등으로 변하는 그 짧은 순간 먼저 지나가기 위해 가속을 하던 차량과 신호대기 중 녹색등으로 변하는 순간 급출발하는 차량이 같은 교차로에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교통사고를 소위 ‘임자 만났다’고 표현하는데 교통법규 위반에 무감각해진 운전자들이 만나는 순간 바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하는 운전자일수록 당연히 임자 만날 확률이 높다. 정작 본인은 편하게 먼저 가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서 다른 운전자들은 교통법규를 잘 지킬 것을 기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도로에서 임자를 만나는 것보다 경찰관을 만나는 것은 어떨까? 아니 운전 중에 임자도 경찰관도 만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이라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일까?
교통사고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운전자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전하는 것이다. 교통법규를 지킨다고 무조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운전자 모두가 교통법규를 지키려고 하면 그만큼 교통사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모두 운전 중에는 임자도 경찰관도 만날 일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