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의 길을 걷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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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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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 13편

아빠와 말 타기 놀이를 하던 아이, 아빠가 밥을 줘야 간다는 말에 손을 오므려 밥을 주는 흉내를 낸다. 아빠가 아이의 손을 먹는 시늉을 하자 하는 말.
“나까지 먹냐? 나까지 먹냐?”

저런 말을 어디서 배웠지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재치에 웃음이 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린이집에서 읽은 옛이야기 책 ‘밥 안먹는 색시’에서 나오는 대사 중 일부였다. 책에서 나왔던 대사나 의성어, 의태어들은 이처럼 아이의 일상에서 되살아난다. 혼자 놀 때 가만가만 들어보면 책에서 나왔던 대사들이나 의태어 등을 대내 인다. 독서가 어휘력 향상에 영향을 준다더니 이런 거구나 싶어 신기하다.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 어느 부모든 다 소망할 것이다. 나 역시 독서가 아이에게 좋다는 말에 그런 마음이 컸다. 나는 책과 함께 육아를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일주일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끝없이 옆에서 책을 읽어 주었다. 사실 내가 책으로 육아를 시작한 것은 아이와의 놀이 방법을 잘 몰라서였다.
임신 후 태담이 아이에게 좋다는 말을 듣고 시도했지만 난 그게 정말 쑥스러웠다. 아이를 출산하고는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낳고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놀이를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그림책이었다. 그림책은 이야기 꺼리를 던져주었다. 아이가 시각이 발달하지 못해 그림은 잘 못 보지만 엄마의 이야기에는 집중을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성장한 상진이는 책 대장이됐다. 어린이집에서도 울다가 책 읽어준다면 뚝 그치는 아이로 정평이 나있다. 그리고 선생님도 헷갈려 하는 책 목록을 찾아올 정도이다.
그러나 어느 것에든 중도라는 것이 있는 듯싶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건 좋은데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느낀 것은 활동성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저 다른 아이들보다 부산하지도 않고 집중력도 뛰어나며 차분한 아이, 일명 착한 아이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보육시설에 보내면서 여자아이들보다 활동성이 떨어지는 아이를 보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너무 많은 독서는 오히려 아이의 뇌를 망칠 수 있다고 한다. 그저 많이 읽어주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적당한 기준을 잡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사회성이 발달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공룡을 알고부터는 관심의 분야가 분산됐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나와 책 읽기를 하려고 한가득 책을 들고 나온다. 잠들기 전 책 몇 권은 꼭 읽고 자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첫째 아이의 모습을 보며 곧 태어날 둘째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고민스러울 때도 있다. 여기저기 소개하는 여러 육아법이 있지만 사실 육아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최고의 육아법, 그것은 아이와 끝없이 몸으로 교감하며 한 가족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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