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더스는 세계 평화 정착과 인권 증진을 설립 목적으로 표방하는 전직 지도자들의 모임으로, 대표적인 회원으로는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를 들 수 있다.
그는 퇴임 후 세계 평화와 인권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왔고, 특히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1994년 6월 15일부터 3박4일간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끌어낸 뒤 판문점을 거쳐 서울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 동의를 받아냄으로써 한 편의 '평화 드라마'를 연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4월에도 두 차례나 방북길에 올라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평화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 왔다.
하지만 면담 전 정부 당국자가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엘더스의 뜻은 이해하지만 남북 비핵화 회담이 두 번 열렸고, 여타 남북대화를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엘더스의 도움을 받아 남북회담을 할 계제는 아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정부의 이런 반응은 예상되었던 것이다.
또한 면담 후에도 정부당국자는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남의 나라까지 와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다.
정부당국자의 말도 일면 일리 있는 말이지만, 문제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그간 한반도 평화정착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온 엘더스의 조언조차 듣지 않는다는데 있다.

현 정부의 적대적 대북정책으로 인해 그간 남북 간 대화와 교류는 단절된 채 대결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당국은 더 이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란 말만 되풀이 하지 말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 첫 번째 행동으로는 관계개선을 위한 정부 당국자 간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