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일과 육아사이
(육아일기) 일과 육아사이
  • 최현옥
  • 승인 2011.09.04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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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31번째 이야기

(뉴스스토리=육아일기) 우연히 TV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입이 딱 벌어졌다.
12년째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으로 선정된 쌔스 인스티튜트(SAS Institute)의 사원복지 때문이다. 내가 워킹맘이어서 그런지 일하는 엄마에 대한 배려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왔는데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는 사장의 경영철학에 박수를 보냈다.

사장은 ‘9시부터 5시까지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라고 해서 이를 가족들과 함께할 수 없는 시간으로만 여겨선 안 된다’는 생각에 사내에 최대 500명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유아원을 두 곳이나 설치했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시간을 낼 수 있고 점심식사도 함께할 수 있다고 한다.

꿈만 같은 이야기다. 저런 시스템이라면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몇 년 사이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의 심각성으로 인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종 출산장려정책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높아져 가는 양육비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게다가 일부 사업장에서는 출산휴가조차도 눈치를 봐야하는 곳도 있어 인식개선이 필요하며 직장 내 보육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도 재정부담, 수요부족, 부지확보 등의 이유를 들어 10곳 중 4곳 이상이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엄마에게 육아는 어느 순간 기쁨에서 고통이 되고 결국 일을 포기하거나 육아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나도 첫아이를 낳고 직장을 포기하려고 했었다.
다행히 1년이라는 육아휴직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5개월 된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려니 고민이 많았다. 가족 중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육시설의 문을 두드렸지만 적응에 실패했고 결국 개인에게 맡기게 됐다.

그 기간동안 울기도 많이 울었고 일을 포기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 아이가 아프거나 아침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때를 쓸 때는 스스로 나쁜 엄마라는 꼬리표를 달고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둘째를 계획하면서 육아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아이를 통해서 얻는 기쁨은 그 무엇보다 크기에 사랑의 결실을 보기로 했다.
막상 둘째를 낳고 보니 키울 일이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돼 관계 기관에 감사하다. 

한  리서치 회사에서 전국 20~30대 주부 1000명을 대상으로 육아환경 실태조사를 벌였는데 과거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는 여성 618명 중 85.4%가 자녀 양육 때문에 직장을 중도에 그만뒀으며, 직장을 다니는 382명 가운데 43.2%가 ‘자녀 양육비 때문에 다닌다.’고 답했다 한다.

참 답답한 현실이다.
주부에게 있어서 일이란 누구 엄마를 떠나 사회인으로 당당히 설수 있는 자리인 것 같다.

그래서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사회각층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도 더 이상 다른 나라 복지 정책과 기업문화만 부러워하지 말고 맘 놓고 아이 낳을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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