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부모 됨의 중요성
(육아일기) 부모 됨의 중요성
  • 최현옥
  • 승인 2011.09.30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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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옥의 육아일기...34번째 이야기.

자고 있는 아정이를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눈과 코, 손가락은 나와 같고 입과 피부색은 아빠와 같다. 씨도둑은 못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아이가 부모를 닮는 것은 외모뿐이 아니다.
상진이를 가만 보고 있으면 말투, 행동거지, 생각하는 것까지 닮아있다. 심지어 아이들은 부모의 분위기까지 통째로 흡수한다. 어느 날 상진이가 친정집에서 몸을 흔들며 과일을 먹고 있었다.
친정엄마가 아이에게 왜 그런지 물으니 ‘맛있어서 그런다’고 답했다.
이 말에 친정엄마는 ‘전에는 내 딸이 맛난 거 먹을 때 몸을 흔들며 먹더니 이제는 아들이 그런다’고 웃는다.

이런걸 보면 부모는 나보다 더 나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은 복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는 상진이가 나랑 놀다가 뭔가 맘에 안 든다며 화를 냈다.
아이는 우리 부부가 자신을 혼낸 방식대로 나를 혼내는 것이다. ‘엄마 계속 그렇게 할 거야? 그러면 나 화낸다.’, 계속 대답 안할 거야? 왜 대답을 안 해?, ‘아빠 오면 엄마 혼내주라고 할 거야’ 등등. 거기까지는 그래도 좋았다. ‘엄마 계속 그렇게 하면 미워한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갈수록 왜 그래?’. 아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 내가 아이에게 저렇게 심한 말을 했나 싶다.
저런 말은 정말 상처가 됐겠구나 싶어 아이에게 나는 어떤 부모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아이는 나의 거울이 된다.

어떤 때는 오히려 아이에게 배운다.
나도 인간이라 화를 참으려 해도 내 안에 아직 미숙한 아이가 뽀로통하고 나올 때가 많다. 그러면 상진이는 ‘엄마 나랑 예쁘게 말하기로 약속했잖아. 왜 안 지켜!’ 한다. 아차, 싶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듯 나 역시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봐도 부정적인 엄마의 양육태도가 딸에게 대물림될 확률은 무려 65~80%나 된다고 한다.

어떤 때는 나의 행동에서 내가 닮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잔소리 하는 엄마다. 그런데 나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자꾸 잔소리하고 화를 내게 된다.

상진이도 잔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왜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해?’ 한다. 나의 분신, 미니미인 아이들을 키우며 어른인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나의 모든 것을 그대로 흡수하며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 됨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

어느 날 한밤중에 깼는데 남편과 아이들이 똑같은 자세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아이를 가르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알고 그 모습과 화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아이와 나는 서로의 거울을 바라보며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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