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대한 철천지한, 문해교실에서 풀어요.
배움에 대한 철천지한, 문해교실에서 풀어요.
  • 김중순
  • 승인 2018.06.20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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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찾아가는 행복서천 문해교실 ‘판교 면민의집’ 편
배움의 한을 풀어가는 김중순 씨

철천지한[徹天之恨]의 사전적 의미는 하늘에 사무치는 크나큰 원한이다. 판교 면민의집 문해교실 학습자인 김중순(78·판교면 현암리)씨에게 무학이란 그런 것이다. 김씨는 어렸을 때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배울 수 없었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 21살, 남편 얼굴도 모르고 중매로 시작된 결혼생활은 시집살이와 고된 농사일로 배움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힘들었다고 한다.

배움에 대한 한을 가슴 깊이 간직해온 김씨. 본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수백 권도 넘을 꺼라고 한다. 그 구구절절하고 애달픈 이야기들을 김씨는 말할 곳이 없어 달님에게 전했다.

“좋다. 좋다. 네가 날 비춰 주니 좋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니 좋다.”

달 밝은 밤이면 종종 달님과 이렇게 대화를 나눈다는 김중순씨. 전에는 달을 보면 사무치는 한에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지금은 문해교실에 다니며 한글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라는 말이 많이 나온단다. 달을 보면 배움에 대한 소원을 달이 들어준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지고 이제는 노래도 절로 나온다고 한다.

김중순 씨.
김중순 씨.

김 씨가 문해교실에 등록한 것은 8년 전이다. 문해교실이 개설된다는 말에 반가워 면사무소에 한걸음에 달려가 신청을 했는데 3번째 신청자 였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의 오랜 병수발에 제대로 문해교실에 다닐 수 없었고 남편이 저 세상으로 떠나자 김씨는 그만 몸저 앓아 누었다.

남편의 부재에 김씨는 혼자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다. 그 중 힘들었던 것이 관공서에서 오는 우편물이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문해교실에 다녔다고 한다.

평생 고된 농사일에 다리가 망가져 걸음 보조기구 없이는 잘 걷지 못하지만 열정적으로 문해교실에 나가 출석부에 도장을 찍는다.

김씨는 ‘나이를 먹어서 배우다보니 공부한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아 힘들지만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한다.

무학에 대한 한이 깊었던 김씨는 자식에 대한 교육열도 컸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자녀들을 똑같이 가르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고 눈물을 흘리신다. 그래도 잘 자라준 자녀들이 고맙다고 말한다.

김씨는 ‘아직도 글을 잘 읽지는 못하지만 한자 한자 아는 글자가 보일 때 즐거움이 크다며 앞으로 일기도 쓸 계획이라’고 한다.

찾아가는 문해교실을 통해 배움의 한을 풀어가는 김중순씨.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더니 지금이 그때인거 같다’고 말하는 김씨의 눈망울에 기쁨의 눈물이 맺혀있었다.

김중순 씨의 글.
김중순 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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